The Philosopher's Haven

어느 30대 초반 남자의 이런저런 이야기들

전체 글 135

김종국 - 편지

이런저런 가수들의 노래를 듣다 보면 항상 돌아오게 되는 가수가 있다. 바로 김종국. 요즘 아이들은 런닝맨에 출연하는 예능인 정도로 여기는 일이 많다던데, 사실 김종국은 가수다. 그것도 커리어가 꽤나 화려한 가수. 그렇게 실력 있는 가수이니만큼 그의 노래를 듣다 보면 마음에 안 드는 노래는 별로 없다. 하도 많이 들어서 넘기게 되는 노래는 있을지언정. 물론 최고의 히트작은 아무래도 '한 남자'겠지만, 사실 난 그 노래보다 마음에 드는 노래가 꽤 많다. '그녀의 남자에게', '중독', '제자리걸음', 그리고 '행복하길'까지. 그리고 오늘의 추천곡, '편지'. 발라드라는 장르에서 애절한 곡은 꽤 많겠지만 가사까지 애절한 곡은 많지 않은데, 그 중에서도 '편지'는 단연 독보적이다. 그리고 누가 말했던 것처럼, ..

추천 음악 2021.06.04

사진은 왜 찍어요?

요새 워라밸이라는 말이 꽤 핫하다. 워크-라이프 밸런스의 약자로, 일과 인생의 균형을 잡는다는 뜻이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말이지만, 일에 파묻혀 사는 한국인들에게는 없어서는 안 되는 개념이기도 하겠다. 난 어떨까? 나에게 일은 연구이다. 내가 지난 5년 간 몸담았던 나노공학 분야와 관련된 모든 것이 나의 '일'이다. 뭐 지난 3년은 95%를 일만 하면서 살았으니 어떻게 보면 내 '일'이자 '인생'이었지. 나노공학은 나에게 있어 특별한 목적이 있어서 시작한 분야는 아니었지만, 시작하고 보니 특별해진 분야였다. 지금 돌아봐도 전공 하나는 참 잘 골랐다는 생각이 든다. 공대 부심을 갖고 있는 나에게 잘 어울리고, 최첨단 중에서도 최첨단 기술을 개척하는 분야이고, 심지어 정신줄 놓고 있다가는 심하게 다치거나 ..

짙은 - 사라져 가는 것들

난 조용한 노래가 좋다. 물론 가끔씩은 시끌벅적 신나는 노래가 좋지만, 내가 노래를 듣는다는 건 홀로 있다는 것이기에 조용히 머리를 비우기를 원한다. 그리고 그렇게 노래를 듣다가 따라 부르기도 한다. 사실 내가 좋아하는 조용한 노래를 따라 부르는 것만큼 힐링이 되는 일도 많지 않다. 가사를 모두 아는 노래가 많지 않아서 그렇지. 난 목소리가 저음 중의 저음 (고등학교 때 별명 중 하나가 극저음이었다...) 이고 진성으로 낼 수 있는 음역대가 넓지 않기 때문에 따라 부를 수 있는 노래가 많지 않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두어 개 낮은 옥타브일지언정 음을 정확하게 내기는 한다는 거? 아무튼 그렇게 제한된 음역대를 가진 내가 따라 부르기 그나마 쉬운(?) 노래가 짙은의 노래이다. 조용한 어쿠스틱기타의 반주와 잔잔..

추천 음악 2021.06.01

장범준 - 잠이 오질 않네요

오늘의 추천곡은 아까 과외를 하던 중 듣게 된 노래이다. 오늘 공부를 도와드린 분은 영국에서 경제학 쪽 (정확히 뭐였는지는 잘 기억이 안 난다...) 을 공부하고 있는, 나보다 여섯 살 어린 친구이다. 처음에는 아무래도 어색어색했는데, 몇 번 얼굴을 보고 나니 좀 더 편해져서 쉬는 시간 중에도 이런저런 소소한 수다를 떨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잠시 쉬는 시간을 갖던 중 듣게 된 노래가 바로 오늘의 추천곡, 장범준의 '잠이 오질 않네요'. 당연히 처음 들어 본 노래라 제목이 뭔지는 몰랐고, 그저 버스커버스커 특유의 목소리를 듣고선 이 노래를 부른 사람이 장범준이라는 것만 안 채로 집에 와서 검색해 찾았다. 뜬금없을 수도 있겠지만, 이 곡은 앨범 커버가 특히 마음에 든다. 흔하디 흔한 아파트 공터에서 찍은..

추천 음악 2021.05.31

필름사진 번외편2 - 소련제 카메라 테스트롤

오늘은 인왕산에 잠시 다녀왔다. 딱히 어떤 이유가 있었다기보다는 간만에 일요일 과외가 취소돼서, 그리고 집에 하루종일 틀어박혀 있기는 싫어서. 아, 그리고 새로 구매한 후 문제가 생겨 수리하느라 아직도 테스트롤을 구워 보지 못한 나의 1971년식 소련제 카메라 조르키 4로 시험촬영을 해 보고 싶기도 했고. 카메라를 3대나 챙기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그 중 1대에 사용할 망원렌즈와 줌렌즈까지 챙겨야 할 경우에는 더더욱. 기존에 사용하던 EOS 550D와 FM2만 챙겨도 꽤 묵직했는데, 조르키 4도 덩치만 작지 FM2 못지않은 쇳덩어리인지라 꽤나 무겁다. 디카인 550D가 제일 가벼울 정도. 나중에 550D에 쓸 망원렌즈도 구입할까 생각 중인데 그 때는 어떻게 하지? 이 카메라의 특이사항이라면 내장..

사진 기록 2021.05.30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원래 이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는 약간 다른 주제로 내용을 적을 생각이었다. 사람은 자신이 갖지 못한 것들을 부러워한다고, 나는 다른 사람들이 평범하게 대학생 때 소개팅과 연애를 하는 것도 부러웠고, 친구들과 술을 진탕 퍼먹고 부끄러운 짓을 한 추억(이라고 적고 흑역사라고 읽는 것)도 부러웠다. 솔직히 말해 지금도 부럽기는 하다. 일에 집중을 하다 보니 다른 걸 잃은 느낌이 드는 것 같기도 하고. 대학원 때 조금 더 즐기면서 일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그런데 사실 지금 내가 그런 것들이 부러운 건 내 상황이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그것도 다들 걱정 안 해도 된다는 그 어떤 일 하나 때문에, 그것에 정신이 팔려서 괜히 다른 사람들이 부러운 것이다. 내가 이미 갖고 있는 것부터 생각해..

Gert Taberner - Fallen

어제 넬의 '청춘연가'의 가사를 영어로 번역하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거 꽤 괜찮은데? 내가 좋아하는 노래의 가사를 천천히 읽어보며 번역을 하다 보니 그 속뜻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되고, 그 뜻을 시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천천히 한 단어 한 단어를 떠올리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이 꽤 재밌다. 공돌이가 문학 작품이나 다름없는 노래 가사를 읽으며 재미있어한다니, 좀 아이러니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건 다른 글에서 적고 싶다. 음악 추천하는 글에는 음악을 추천하는 걸로! 이번에는 Gert Taberner의 곡 Fallen을 가져와 보았다. 유튜브로 음악을 듣던 중 어디선가 찾게 된 곡인데, 정말 마음에 든다. 요즘처럼 뭔가 마음이 가라앉아 있을 때 이렇게 조용한 노래를 들으면 좀 기분이 나아지는 것 ..

추천 음악 2021.05.29

필름사진 번외편1 - 초저녁의 김포

김포는 참 새로운 곳이다. 어렸을 때부터 들어 왔던 친숙함과 요즈음 매주 오가면서 느끼는 신박함이 공존하는 도시. 분명 김포 하면 옛날부터 막연하게 존재를 알고 있었던 도시인데, 영어과외를 하러 가는 토요일마다 내게 보이는 모습은 신도시마냥 깔끔하기 그지없는 모습이었다. 이번 사진은 니콘 FM2에 코닥 골드 200을 물려서 찍어 보았다. 36장 중 대부분을 고등학교 선배 프로필 사진 찍어 드리는 데 사용해서 공개할 만한 사진은 많지 않다. 하지만 이제는 사진을 찍어도 평범하고 심심한 풍경 사진보다는 독특한 구도와 길거리의 어느 피사체를 대상으로 촬영을 하며, 지금까지는 찍어 보지 않은 사진을 찍으려고 노력 중이다. 제일 마음에 드는 몇 장만 올린다.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 초저녁이라 아직 밝혀지지 않은..

사진 기록 2021.05.29

짤막하게(?) 적고 싶은 것

난 평소에 일기를 쓰지 않는다. 나중에도 기억하고 싶은 것들은 굳이 적어 놓지 않아도 기억할 수 있고, 나중에 기억이 나지 않는 것들은 나라는 사람을 만들어 주었지만 내가 굳이 따로 떠올릴 만큼 중요한 일은 아니었다는 거니까. 근데 지난 며칠간은 계속 뭔가를 쓰게 된다. 편하게 앉아서 유튜브나 넷플릭스를 봐도 되지만, 계속 뭔가를 쓰고 싶어진다. 이 블로그의 목적 역시 홍보를 하고 조회수를 올리려는 게 아니라 오히려 나 혼자 조용히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를 외치는 거니까. 딱히 주제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마음의 소리를 쓰레기통 비우는 것마냥 글 속에 탈탈 털어 놓으면 그만큼 마음이 편해지는 느낌이 든다. 오늘은 딱히 힘들진 않았던 것 같다. 과외를 하러 갈 때도 카메라를 들고 갔으며, 수업 중에도..

일상이야기 2021.05.29

넬 - 청춘연가

넬. 한국의 록밴드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밴드를 꼽으라면 주저없이 넬을 꼽을 것이다. 물론 전설의 밴드 버즈도 있고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지만 무서우리만치 강력한 보컬을 가진 국카스텐도 있지만, 마음의 평화를 누리고 싶을 때에는 넬의 노래만한 것이 없다. 오늘의 추천곡으로는 어제 글에서도 추천곡으로 꼽았던, '청춘연가'. 이번에는 원문 가사와 영문 자작번역본을 같이 적어 놓으려 한다. 누구보고 읽으라는 의도가 있다기보다는 나 혼자 번역하면서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싶어서. 그런 만큼 이번에는 영문 번역본의 음운도 어느 정도 라임을 맞춰 보려고 노력했다. 그땐 잘 몰랐고 // Back then I didn't know much 그래서 무모했고 // and so I was reckless 또 그래서 더 ..

추천 음악 2021.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