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는 참 새로운 곳이다. 어렸을 때부터 들어 왔던 친숙함과 요즈음 매주 오가면서 느끼는 신박함이 공존하는 도시. 분명 김포 하면 옛날부터 막연하게 존재를 알고 있었던 도시인데, 영어과외를 하러 가는 토요일마다 내게 보이는 모습은 신도시마냥 깔끔하기 그지없는 모습이었다.
이번 사진은 니콘 FM2에 코닥 골드 200을 물려서 찍어 보았다. 36장 중 대부분을 고등학교 선배 프로필 사진 찍어 드리는 데 사용해서 공개할 만한 사진은 많지 않다. 하지만 이제는 사진을 찍어도 평범하고 심심한 풍경 사진보다는 독특한 구도와 길거리의 어느 피사체를 대상으로 촬영을 하며, 지금까지는 찍어 보지 않은 사진을 찍으려고 노력 중이다.
제일 마음에 드는 몇 장만 올린다.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 초저녁이라 아직 밝혀지지 않은 가로등과 멀리 보이는 달에 초점을 맞추고 찍어 보았는데, 생각보다 정말 괜찮게 나왔다. 당시 표준 렌즈를 달고 나왔던지라 망원 렌즈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아무래도 괜한 착각이었지 싶다. 사진 위 가장자리의 선은 먼지는 아닌 것 같고, 이 사진을 찍을 때 새가 날아가고 있었는데 그 새의 날개 끝자락이 찍힌 건 아닐까 한다.
그리고 얼떨결에 몇 컷 찍게 된, 내가 과외를 해드리는 분. 나와 동갑이신지라 학생이라 부르긴 좀 민망하고, 그냥 내가 영어 공부를 도와드리는 분이라 하자. 옷은 항상 수수하게 입고 나오지만 키가 크고 늘씬하신지라 꽤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나왔다. 배경의 아웃포커싱 역시 꽤 마음에 든다. 아웃포커싱이 된 이유가 사실 그늘 밑에서 찍느라 광량이 부족해 조리개를 열어야 했기 때문이긴 하지만, 아무튼 잘 나왔다. 나머지 두 장은 인스타그램 사진계정에 올려 놓았다.
요즘은 한동안 메인카메라였던 니콘 FM2 대신 최근에 구입한 조르키 4로 사진을 찍는 중이다. FM2보다 약간 (아주 약간...) 가볍고 초점방식이 RF라는 것, 그리고 결정적으로 수리받은 후 아직 테스트롤조차 찍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 저속셔터부터 시작해서 최고 셔터속도인 1/1000초까지 다양하게 연습 중이다. 다른 것보다 1/15초 내외의 저속셔터가 가장 기대된다. SLR과는 달리 RF카메라는 미러쇼크가 없기 때문에 삼각대 없이도 저속셔터 사용이 용이하다고 하길래 그 결과물이 궁금한 것이다.
오늘의 추천곡은 넬의 '유령의 노래'. 보통 라이브 버전보다는 스튜디오 녹음 버전을 선호하는 편인데, 이 노래만큼은 인트로 부분이 너무나도 아름다워 라이브 버전을 더 좋아한다. 몇 안되는 사진과 함께 감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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