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hilosopher's Haven

어느 20대 후반 남자의 이런저런 이야기들

대학원생 10

오늘은 말이예요

오늘은 참 기분이 더러웠다. 딱히 기분이 더러울 이유도 없었는데. 뭐 이런저런 성가신 일들이 있기야 했지만 평소의 나라면 그런 것들쯤은 대수롭지 않게 넘겼을 텐데, 그게 오늘은 괜히 짜증이 나더라. 문제는 전북대학교의 어느 포닥으로 시작했다. 전북대 측 교수님께서 지난 주에 내가 제주도에 출장가 있는 동안 갑자기 연락을 하셔서는 의뢰받은 샘플이 있는데 이거 KPFM 좀 찍어 달라고 하셨고, 주말에 내가 대학원생도 아니고 랩에 나올 이유가 없으니 월요일에 출장신청을 해서 측정을 진행했었다. 다른 교수님이 부탁하신 줄 알았더만, 사실은 다른 교수님 소속 포닥이었다. 국적은 전북대학교에 의외로 많은 인도인. 난 측정을 해 달래서 측정을 해 줬고, 이미지를 보내 달래서 보내 줬다. 근데 이 사람은 포닥이라면서 ..

일상이야기 2022.07.27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니까

지난 한 달간은 꽤나 정신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은 한가하냐면 그건 또 아닌게, 10월 29일에 졸업 논문 심사를 통과하고 10월 30일에 졸업논문 최종본을 제출하고선 한숨 돌린 후 학술지 논문을 준비한답시고 또 아둥바둥하는 중이다. 교수는 11월 30일에 논문을 제출하는 것을 목표로 잡아 놓으라던데, 일이 진행되는 상황을 보면 딱히 못할 짓도 아니지 싶다. 그저 그 때까지 또 눈코 뜰 새 없이 바쁠 예정일 뿐. 그리고 논문 제출 후에는 KIST 전북분원 전문연구요원 채용공고를 기다리며 계속 이어서 똥줄을 탈 예정이다. 주변 사람들은 연구 실적도 있겠다, 학점도 갖췄겠다, 지원하는 곳에 연구 분야가 일치하는 지인분도 계시겠다, 해외 학위에 영어 실력도 있겠다, 오히려 불합격하면 이상하겠다며 응원을 하..

일상이야기 2020.11.10

바쁜 일상 중에

잠시 짬을 냈다. 사실 10월 말까지 계속 바쁠 예정이다. 졸업논문 쓰랴, 학술지 논문에 쓸 데이터 수집하랴, 운동하랴, 정신없이 살고 있다. 싫지는 않다. 전문연을 붙기 위해서라면 이 정도 고생쯤이야. 아직 글쓰고 싶은 주제가 많이 남았는데 건드리지도 못하고 있다. 계속 미루면 언젠가는 까먹을까봐, 지금 써야지 하고 싶었던 것들을 그때 가서는 기억하지 못할까봐 걱정이 되기도 한다. 지금 쓰다 만 채로 비공개 처리한 채 냅둔 글이 3개나 있다. 그거 언제 다 쓴다냐... 하여튼. 바쁘면서도 바쁜 게 좋고, 자정이 얼마 남지 않은 늦은 밤에 귀가하면서도 그 일상이 싫지 않고, 뭐 그렇다. 엄마도 아빠도 전문연에 너무 많은 걸 걸지 말라고 하시는데, 나에게는 전문연은 전문연 그 이상의 가치가 있다. 내가 정..

일상이야기 2020.10.15

천천히 열리는 수도꼭지

천천히 열리는 수도꼭지. 가족과 전화통화를 하던 중 내 경제사정을 빗댄 말이다. 의미인즉슨 경제적 수입이 비록 지금은 형편없지만 천천히 늘어날 것이라는 얘기였다. 대학원생이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얘기겠지만 뭐. 내가 처음으로 직접 번 돈은 대학교 2학년 봄학기 (미국 학제 기준 2학기) 때 내가 A-를 받았던 동력학기초 수업의 조교로 일하면서 받은 200달러 남짓이었다. 매주 10시간씩, 시급 10달러를 받으며 일을 해서 꼬박꼬박 용돈을 벌었고, 돈을 번다는 행복감 외에도 나중에 내 이력서에 적어 넣을 만한 무언가가 하나 더 생겼다는 안도감(?)까지. 격주로 200달러를 받으며, 세금을 제하면 180달러 남짓이었지만 난 그 돈으로도 행복했다. 생전 처음 직접 돈을 벌었다는 사실이 좋았고, 코딱지만한 그 돈..

좋은 소식 하나

작년 여름 방학 3달은 내 대학원생 인생 중 가장 힘든 시기였다. 매일 오후 8-9시에 집에 오며, 주말에는 오후 11시까지 연구실에서 일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유인즉슨 교수와 연구계획서를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인데, 연구비도 연구비지만 만약에 상을 받게 된다면 그 이름값이 꽤나 좋은 곳에서 돈을 받는 것인지라 교수도 나도 두뇌와 몸을 풀가동하고 있었다. 자세히 말하면 National Science Foundation, 미국의 국립과학재단이다. 미국 내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과학 관련 연구를 지원하며, 그 중에서도 내 교수를 비롯한 신참 교수들이 받을 수 있는 상은 NSF Career라는 상이었다. 연구비 지원은 5년간 3-6억원을 지급하며, 그 가치는 대학원생 한 명을 졸업 때까지 책임질 수 있는 경..

일상이야기 2020.0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