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hilosopher's Haven

어느 30대 초반 남자의 이런저런 이야기들

전체 글 135

일상이야기 221008

오늘은 약간 기분 좋은 일이 있었다. 열심히 배드민턴을 친 후 전북대 구정문 쪽에 있는 써브웨이에서 샌드위치를 사 가기 위해 주차 자리를 물색하고 있었다. 원래도 주차 자리가 없는 구정문 쪽인데 저녁이라 사람들도 북적북적 차도 북적북적, 불법주차 외에는 답이 없어 보였지만 딱지를 몇 번 떼인 경험 때문에 불법주차를 최대한 지양하는 내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합법적인(?) 주차를 하고 싶었다. 그리고 마침, 써브웨이 옆에는 작고 오래된 아파트 단지가 있었다. 차단기가 없는 대신 동시에 주차 자리도 사실상 없다시피한 이 주차장이지만 외진 곳 통로 쪽에 있는 공간을 겨우 찾아 잠깐 차를 대 놓고 싱글벙글 샌드위치를 사러 가는데... 경비원 분이 달려오며 나를 부르시더라. 꽤나 상기된 목소리로. 여기 차 대면 안 ..

일상이야기 2022.10.08

갑자기 마음이 급해졌다.

뭐 큰 문제가 생긴 건 아니고. 작년 중순 즈음에 약 20만원어치의 카메라 필름을 샀는데, 한동안 일상에 치여 그 존재를 잊고 있다가 문득 유통기한 생각이 나서 필름을 확인해 보니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었다. 유통기한이 가장 적게 남은 필름은 무려 이번 달까지는 사용해야 한다. 지난 주말에 변산반도에 가서 신나게 찍어 대기는 했지만, 아직 쓸 필름이 많다. 카메라 2대에 각각 필름이 장전되어 있고, 그 외에 보관되어 있는 필름도 내년 1월까지 사용해야 하는 물건들부터 시작해서 총 7-8롤의 필름을 앞으로 반 년 안에 사용해야 한다. 이럴 줄 알았으면 전북대 갈 때 좀 들고 다니면서 찍고 그럴 걸 그랬어... 약 한 달 후에 제주도로 출장을 가게 될 예정인데, 그 때는 귀차니즘을 극복하고 열심히 ..

일상이야기 2022.10.04

코로나 후기

드디어 코로나19에 감염되었다! 솔직히 언제 걸리나 하고 있었는데, 진짜 걸리게 될 줄이야. 증상은 9월 10일에 그나마 좀 생겼다. 약간의 두통과 코막힘 정도. 근데 심한 수준은 아니었던 데다가 자가진단키트로도 음성이 떠서 별 생각을 않고 있었는데, 그 다음 날부터 점점 심해지더라. 혹시나 해서 9월 12일 월요일에 다시 자가진단을 해 보니 웬걸, 양성이었다. 그래서 속으로 엥... 하면서 차를 타고 보건소로 갔고, 다음 날 아침이 되니 진짜로 양성 판정이 떴다. 뭐 양성이고 나발이고 어차피 몸상태가 최악이었어서 출근은 못할 것 같기도 했고. 연구소 행정실에서 병가 내는 법을 알아낸 후에는 정신줄 놓고 그냥 쉬었다. 증상이라면 근육통, 두통, 인후통, 발열, 메스꺼움 정도? 심하게 아픈 건 아니었지만 ..

일상이야기 2022.09.15

차박준비물 구상중..

이번 연말에는 꼭 차박을 가고 싶다. 물론 캠핑을 혼자 간 적이 한 번도 없긴 하지만, 오히려 고생해서 재밌을 수도 있으니까? 그래서 차박 갈 때 뭘 준비하면 좋을 것 같은지 목록을 준비해 보려 한다. 물론 귀차니즘이 많은 ISTP 특성상 이렇게 열심히 구상만 해 두고 돈 없다고 대충 다녀올 수도 있긴 하다... ㅎㅎ 의 빨래 담을 비닐봉투 여분의 신발, 슬리퍼 겨울옷 충전식 핫팩 세면도구 식 캠핑그릴 집게, 가위, 수저 일회용 컵, 그릇 종량제 봉투 접이식 테이블 및 의자 휴대용 버너 주 차박 도킹 텐트 전기장판 이불, 베개 3단 매트리스 기타 파워뱅크 보조배터리 휴대용 조명 2-3개 티라이트 및 홀더 차량 작업 내용 탈착 가능 창문 커튼

휴먼다큐 - 너는 내 운명

요새 연락하고 있는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이 내게 추천해 준 영상이 있다. 2006년에 방영된 의 '너는 내 운명'편. 후기는 차치하고, 기억에 남는 몇 마디의 대사를 적어 놓는다. 내가 자기를 정말 행복하게 만들어 줄게요. 세상에서 아 이게 행복이구나, 이게 사람들이 살아가는 멋이고 맛이구나, 그걸 내가 해 줄게요. 자기가 못 받은 거, 내가 다 해 줄게요. 없다고 생각하면 못 살 것 같아. 그래서 내가 더 못된 것 같아요. 한 번도 마음 편하게 가라고 얘기해 본 적이 없어요, 겁이 나서. 없으면 죽을 것 같아서. 그래서 나 참 못됐어요. 시한부 선고를 받는다고 사랑도 시한부가 되는 것은 아니니까. 결혼하면 건강해진대. 울지 마. 우리를 갈라놓는 이유가 죽음이 된다면 가는 사람이나 남겨진 사람이나 가..

갑자기 생각난 훈련소 후기 한줄요약

요즘 들어 운동을 다시 미친 듯이 하기 시작했는데, 그러면서 느낀 게 하나 있다. 오른쪽 엄지발가락이 이상하게 아프다. 훈련소에서 행군 훈련을 할 때 이 발가락이 군화에 눌려 심하게 아팠는데, 이미 퇴소한 지 한 달이나 지난 시점에서 아직 다 안 나았을 리는 없잖아? 그럼 아직 후유증이 뭔가 있다는 건데... 마침 오른손 중지도 약간 상태가 메롱해서 어차피 정형외과를 한 번 가 봐야 하긴 하지만 그놈의 귀차니즘이 발목을 잡는다. 한줄요약: 다들 건강하게만 나오랬는데 쓸데없이 열심히 훈련하다가 발가락 망가져서 나온 것 같음 오늘의 추천곡은 LANY의 'get away'. 요즘 노래 제목은 소문자로만 짓는 게 유행인가 보다.

일상이야기 2022.08.08

오늘은 말이예요

오늘은 참 기분이 더러웠다. 딱히 기분이 더러울 이유도 없었는데. 뭐 이런저런 성가신 일들이 있기야 했지만 평소의 나라면 그런 것들쯤은 대수롭지 않게 넘겼을 텐데, 그게 오늘은 괜히 짜증이 나더라. 문제는 전북대학교의 어느 포닥으로 시작했다. 전북대 측 교수님께서 지난 주에 내가 제주도에 출장가 있는 동안 갑자기 연락을 하셔서는 의뢰받은 샘플이 있는데 이거 KPFM 좀 찍어 달라고 하셨고, 주말에 내가 대학원생도 아니고 랩에 나올 이유가 없으니 월요일에 출장신청을 해서 측정을 진행했었다. 다른 교수님이 부탁하신 줄 알았더만, 사실은 다른 교수님 소속 포닥이었다. 국적은 전북대학교에 의외로 많은 인도인. 난 측정을 해 달래서 측정을 해 줬고, 이미지를 보내 달래서 보내 줬다. 근데 이 사람은 포닥이라면서 ..

일상이야기 2022.07.27

자동차 자가정비 썰

자주 하는 얘기지만 난 자동차를 좋아한다. 그것도 꽤 많이. 하지만 내 취향은 한국에서 차를 좋아한다고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과는 약간 다르다. 난 튜닝이나 신차에는 큰 관심이 없고, 자동차의 유지보수에 관심을 갖는다. 어떤 부품이 어떤 역할을 하기 때문에 어떤 증상이 있을 경우 이렇게 교체하면 좋다, 뭐 이런 것들? 어떻게 보면 지극히 현실적인 관심사이다. 튜닝이나 신차에 관심을 가져 봤자 내가 돈 들여서 자동차 튜닝을 할 성격도 아니고, 새로 나온 차가 어쩌고 저쩌고 해봤자 내가 지금 살 게 아니니까 관심을 안 갖는 것이다. 그에 반해 자동차의 유지보수는 신차를 몰아도 중고차를 몰아도 중요한 주제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어느 정도 연식이 있는 자동차를 운용할 경우 더더욱. 나는 지금 2003년식 볼보 ..

일상이야기 2022.03.03

근황토크 2

두 달만에 돌아왔다. 사실 그 동안 글을 쓸 만한 주제는 꽤 있었지만, 귀찮아서 미루고 미루다가 오늘 드디어(!!!) 그 동안 있었던 일들에 대해 적게 되었다. 전문연 생활은 생각보다 빨리 속도가 붙는 중이다. 아니면 그냥 시간이 빠르게 흐르는 것이거나. 뭘 한 것 같지도 않은데 벌써 입사 한 달째가 되었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오직 36개월 뿐이기에 그 짧다면 짧은 (길다면 긴?) 시간을 최대한 의미 있게 보내려 하는데, 첫 달은 그럭저럭 잘 흘러간 것 같다. 일단 연구 프로젝트가 많이 생겼다. 내가 지도하는 프로젝트 몇 개, 내가 도움만 주는 프로젝트 몇 개, 그리고 내가 소위 '숟가락만 얹은' 프로젝트 한두 개. 프로젝트가 한 방에 몇 개가 쌓여 버려 약간은 멘붕(?)하기는 했지만 기대 반 걱정 ..

근황토크

꽤 오랜만에 블로그에 글을 쓴다. 마지막으로 글을 쓴 게 거의 3달 전이었던데... 그 동안은 굳이 글로 담아 둘 만한 것도 없었고 결정적으로 귀찮았다(!). 지난 3달 동안 무슨 일이 있었지? 일에 관련된 건 딱히 특별한 게 없다. 계속 전북대로 출근하며 연구를 했고, 그 연구 중에서 엄청나게 멋진 성과가 나온 것도 아니었다. 애초에 엄청나게 멋진 연구를 하는 게 아니기도 했고. 종종 학회나 심포지움에 참석하기는 했는데, 딱히 얻는 게 많다고 느낄 정도는 아니었다. 말 그대로 '소소한 일상' 뿐이었다. 아, 근데 전문연구요원 자리는 결국 최종합격했다. 떨어졌으면 그것대로 의아했을 상황이지만 그래도 뭔가 내가 예상한 만큼의 감동이 있지는 않았다. 지원자가 나 하나뿐이어서 그랬는지 아니면 내 자신도 속으로..

일상이야기 2021.1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