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hilosopher's Haven

어느 20대 후반 남자의 이런저런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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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로망 실현하기

지난 몇 년간, 내게는 독특한 로망이 하나 있었다. 바로 자차로 트레일러 견인해 보기. 그 중에서도 정확히 말하면 자차로 다른 자동차를 견인해 보는 게 로망이었다. 그리고 지난 봄방학 때, 대학 시절부터 친했던 베프 한 명과 로망을 실현하게 되었다. 맥락인즉슨, 나보다 한 술 더 뜨는 차쟁이인 이 친구의 드림카는 1959년식 쉐보레 임팔라인데, 내가 이 친구에게 텍사스에서 좋은 매물을 찾으면 친구가 사는 토론토까지 견인해 주겠다고 꼬셨었다. 그리고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났으며, 그렇게 장장 2400km에 걸친 초장거리의 여정을 내 데일리카인 2002년식 쉐보레 서버번과 유홀 트레일러, 그리고 친구의 드림카와 함께할 수 있었다. 2002년식 쉐보레 서버번의 최대 견인력은 3.5톤 남짓이다. TMI지만 이게..

일상이야기 15:44:52

올드카 유지관리 후기

이제 미국에 도착한 지 4달째. 수업 가르치랴, 수업 들으랴, 틈틈이 연구하랴, 꽤 정신없는 일상을 보내는 중이지만 그 와중에도 취미생활은 꼬박꼬박 하고 있다. 기름때 뒤집어써 가면서 차 고치는 게 취미생활 맞나...? 엄밀히 말하자면 차를 고치는 게 아니라 차를 타고 드라이브를 즐기는 게 취미생활이긴 한데, 대학원생으로서 빈털터리가 되지 않고 후자를 즐기려면 전자는 패키지마냥 함께 딸려 오게 되어 있다. 아무튼, 그래서 나는 드디어(라기엔 미국에 돌아온 지 얼마 안 된 1월 초에) 내 드림카를 샀다. 보통 사람들이라면 난 포르쉐!!! 난 벤츠!!! 등등 뭐랄까 평범한(?) 차를 현실적인 드림카로 삼고, 흔히들 말하는 '포람페'를 꿈의 드림카로 삼겠지만, 난 약간 독특한 취향이라 올드카가 내 드림카였다...

일상이야기 2025.05.03

레노버 씽크패드 Z16 간단 사용기, 장단점

갑자기, 뜬금없이, 노트북을 샀다. 기존에 사용하던 HP 엔비 13 x360은 가벼운 용도로는 전혀 부족함이 없었지만, 종종 이런저런 작업을 하거나 3D 렌더링을 할 때 8GB의 메모리는 아쉬움이 느껴졌다. 또한 배터리 성능이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닌지라 충전기는 어딜 가든 필참이었다. 그리고 며칠 전에 아버지가 사용하던 완전 구형 (무려 2012년식) HP 파빌리온 15를 잠시 작동시킬 일이 있었는데 역시 i5-2410m은 SSD를 달든 말든 사용할 만한 물건이 아니었다. 그래서 뭐... 겸사겸사 내 노트북도 업그레이드할 겸 아버지 노트북도 업그레이드(?)할 겸 해서 노트북을 샀다. 이제 내 HP 엔비 13 x360은 포맷해서 아버지께 드릴 예정이다. 내게는 약간 부족한 성능이지만, 라이젠 7 4700U..

IT 얘기들 2023.09.05

캐논 EOS 5D 클래식 화질테스트

전에 의외의 기회로 캐논의 올드 풀프레임 DSLR인 EOS 5D 클래식을 들이게 되었다고 적었다. 그 동안 저렴이 렌즈도 하나 구하고, SD카드가 상용화되기 전에 출시된 이 카메라의 메모리로 사용할 CF카드와 CF카드 리더기, 그리고 스트랩을 구매해 주었다. 그렇게 공짜로 얻은 캐논 EOS 5D 클래식은 이제서야 '현역' 카메라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그럼 20년 전의 풀프레임 카메라는 쓸만할까? 현재 사용 중인 니콘 Z5는 풀프레임 센서에 2432만 화소를 가지고 있으며, 여자친구의 소니 RX100 VI는 1인치 센서에 2010만 화소를 가지고 있다. 그에 반해 5D 클래식은 풀프레임 센서에 고작 1280만 화소를 가지고 있다. 아무리 판형이 깡패라지만, 현대의 카메라에 비해 화소수가 적은 것은 사실..

IT 얘기들 2023.07.07

갑분 서브바디 영입

여자친구가 기존에 사용하던 a6400 + SEL18135의 조합이 무거워서 생각했던 만큼 활용하기 어려워하는 모습을 보고 최근에 RX100 VI를 대신 구해다 주었다. 이전 글에서도 언급했다시피 1인치 센서라는 체급상 한계는 명확히 존재하지만, 아무튼 폰카 따위와는 비교를 불허하는 화질과 극강의 휴대성을 자랑하는 물건이었다. 이 카메라는 당근마켓으로 구했는데, 거래를 하러 운전해서 가던 중 70대 어르신이셨던 판매자분께서 전화가 왔다. 오고 있냐고 물어보실 줄 알고 지금 거의 다 왔다고 말씀을 드리려는 찰나, 내가 카메라를 좀 좋아하는 편인지 물어보셨다. 엥, 그런 걸 왜 물어보지? 나는 내 Z5를 고를 때도, 여자친구의 a6400을 고를 때도, 그걸 처분하고 구매하기로 결정한 RX100 VI를 고를 때..

일상이야기 2023.07.04

소니 RX100 VI 간략후기

잠시 소니의 RX100 VI를 사용해 볼 기회가 있었다. 내가 사용할 물건이 아니라서 최소한의 설정만 해 주려 하던 중, '판형이 깡패다'라는 격언을 테스트해 보고 싶어서 비교샷을 한 장 찍어 보았다. 1인치 센서를 가진 소니 RX100 VI의 비교 대상은 바로 니콘의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니콘 Z5. 센서 면적만 거의 4배에 가까운 차이가 나는데 과연 그게 고감도 환경에서 어떤 차이를 보일지 궁금했다. 멀리서 보았을 때는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흰색 필름통 영역을 확인해 보면 소니 RX100 VI로 촬영한 사진은 역시 고감도 노이즈가 보이는 편이다. 선예도는 눈에 띄게 차이나는 편이 아니지만 전반적으로 덜 '화사한' 느낌이다. 화소당 수광 면적이 적어서 그런가? 아, 그리고 센서의 물리적인..

IT 얘기들 2023.06.28

삼양 MF 14mm f/2.8 ED AS IF UMC 구입 후기

은하수를 촬영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한 이후, 은하수 전용 렌즈를 하나 들일까 고민하고 있었다. 밤하늘 전체를 담는 은하수 촬영에는 주로 조리개가 밝은 초광각 렌즈가 사용되는데, 이 초광각 렌즈는 사실 그 외에는 쓸 일이 별로 많지 않다. 풍경용으로 사용하자니 화각 특유의 왜곡이 존재하는 데다 애초에 내가 딱히 좋아하는 화각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싼 물건은 필요가 없고, 은하수 촬영 시 가장 중요한 1) 화각, 2) 조리개, 그리고 3) 선예도만 따져 보았다. 그렇게 고민고민하다가 찾은 건 삼양의 MF 14mm f/2.8 for Nikon Z. 니콘 미러리스의 Z마운트용으로 설계된 수동 렌즈로, 현재 보유한 표준줌렌즈인 24-70/4보다 화각도 넓고 조리개도 한 스탑 밝은 물건이었다. 가격도..

IT 얘기들 2023.06.23

사진 강좌 1편 - 사진의 3요소

안녕하세요, 비둘기집의 관리자 비둘기입니다. 정말 오랜만에 존댓말로 글을 쓰는데요, 그 이유는 처음으로 제 블로그에 마냥 개인적이기만 한 이야기 외의 주제를 담아 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바로 제가 요새 적극적으로 즐기고 있는 취미인 '사진'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사진에 입문하시는 분들을 위한 간단한 지침서 같은 내용을 적어 보고 싶어졌습니다. 사진이 무엇인지부터 시작해서 어떻게 찍는지 등의 내용 말입니다. 사진? 그거 그냥 핸드폰 켜서 카메라 앱 실행하면 되는 거 아니야? 맞습니다. 요즘은 대부분 스마트폰에 달린 카메라로 사진을 찍습니다. 실제로도 소위 '폰카'라고 불리는 카메라는 현대에 와서 성능이 일취월장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폰카로는 나만의 사진, 나만의 분위기, 나만의 이야기를 연출하기 쉽지..

IT 얘기들 2023.06.18

사진 강좌 시리즈 계획중

사진 촬영에 대한 기초 강좌를 쓰고 싶어졌다. 사진의 3요소인 셔터속도, 조리개, 감도에 대한 기본적인 내용부터 시작해서 카메라의 종류, 렌즈의 기술적인 부분 등 기술적인 내용까지. 그래서 뭘 쓸지 대략 틀을 잡아 놓으려 한다. 1편 - 사진의 3요소조리개란 무엇인가셔터속도에 대하여감도(ISO, ASA) 톺아보기노출계 보는 법 2편 - 렌즈의 중요성마운트의 종류 및 어댑터의 활용단렌즈 vs. 줌렌즈화각이란 무엇인가고정 조리개, 가변 조리개수동 렌즈는 왜 쓸까?비싼 렌즈가 비싼 이유 - MTF 차트로 렌즈 화질 판단하기 3편 - 카메라의 각종 촬영 모드완전 자동 - AUTO/P모드조리개 우선 - A모드셔터속도 우선 - S모드완전 수동 - M모드 4편 - 보조 장비의 활용, 각종 촬영 기술 (장노출, 천체 ..

IT 얘기들 2023.06.17

가변 ND필터 간단후기

전에는 필름카메라를 쓰면서 필름값으로 돈을 줄줄 썼는데, 니콘 Z5를 들이면서 디지털 카메라로 대부분의 사진을 찍게 되었으니 이제 사진 때문에 돈 나갈 일은 없겠다고 안도하던 중 또 뭔가를 구매해 버렸다. 이번에는 ND필터. 니콘 FM2로 사진을 찍던 시절에는 사실 필름감성의 힘인지 피사체를 다양하게 찍어 볼 생각을 하지는 않았는데, Z5로 매번 쨍한 사진을 찍다 보니 묘하게 심심한 감이 없잖아 있었다. 그래서 분수도 찍어 보고, 흐르는 물도 찍어 보고 하려니 대낮에는 광량이 너무 많아 그게 쉽지 않았다. 아이러니했다. 필름카메라를 쓸 때는 감도가 높아봤자 800이었기 때문에 f/1.4의 렌즈를 가지고도 오히려 어두운 곳에서 셔터속도를 높이려고 애쓰는 상황이 종종 생겼는데, 지금은 대낮에도 이것저것 찍으..

IT 얘기들 2023.0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