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hilosopher's Ha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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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논 EOS 5D 클래식 화질테스트

abcdman95 2023. 7. 7. 22:13

전에 의외의 기회로 캐논의 올드 풀프레임 DSLR인 EOS 5D 클래식을 들이게 되었다고 적었다. 그 동안 저렴이 렌즈도 하나 구하고, SD카드가 상용화되기 전에 출시된 이 카메라의 메모리로 사용할 CF카드와 CF카드 리더기, 그리고 스트랩을 구매해 주었다.

 

그렇게 공짜로 얻은 캐논 EOS 5D 클래식은 이제서야 '현역' 카메라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장롱에서 나와 새 삶을 살게 된 캐논 EOS 5D 클래식.

 

그럼 20년 전의 풀프레임 카메라는 쓸만할까?

 

현재 사용 중인 니콘 Z5는 풀프레임 센서에 2432만 화소를 가지고 있으며, 여자친구의 소니 RX100 VI는 1인치 센서에 2010만 화소를 가지고 있다. 그에 반해 5D 클래식은 풀프레임 센서에 고작 1280만 화소를 가지고 있다.

 

아무리 판형이 깡패라지만, 현대의 카메라에 비해 화소수가 적은 것은 사실이다. 물론 무턱대고 화소수를 올려 대면 화소당 수광 면적이 적어져 노이즈가 더 많이 발생하는 등의 문제가 생기지만 (갤럭시 S23 울트라, 보고있나?), 무려 풀프레임급인데 고작 1300만 화소라니. 아, 1300만 화소'밖에' 안 된다고 하는데 사실 이 정도도 현역으로는 차고 넘치는 수준이다. 픽셀로 따지면 4368*2912인데, 요즘 고화질이라고 홍보하는 4K보다도 높은 화질이다.

 

그래서 과연 '명불허전 풀프레임'인지 한 번 테스트를 해 보았다. 카메라를 현역으로 활용하기 위해 렌즈와 액세서리 포함 10만원도 안 되는 돈을 썼는데, 그 가치를 하는지 확인해 보고 싶어서.

 

니콘 Z5 vs. 캐논 EOS 5D 클래식의 화질 비교. Z5의 감도를 잘못 맞춰서 한 스탑 저노출이 나온 건 감안하자.

 

대충 비슷한 구도에서 비슷한 노출 설정으로 (실수로 니콘 Z5를 한 스탑 낮게 찍었다...) 비교해 본 결과 대만족이다. 캐논 특유의 화사한 색감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 정도로 캐논은 발색력이 마음에 든다. 니콘은 조금 더 '현실적인' 색감이라면, 캐논은 조금 더 '예쁜' 색감이랄까? 니콘은 갤럭시, 캐논은 아이폰.......?

 

렌즈 자체의 성능도 비교를 해 보았는데, 음... 독특하다. 최대 개방인 f/1.8에서 아쉬운 화질을 보여 주며, f/2에서는 오히려 떨어지는 듯하더니 f/2.8부터 쨍한 화질이 나온다. 본문에는 비교하지 않았지만 f/11까지 조여도 꽤 괜찮은 선예도가 나오는 편이다. 또한 f/2까지는 비네팅이 눈에 띄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중앙부/주변부 선예도 및 조리개값에 따른 해상력의 차이.

 

전반적으로는 대만족이다. 공짜 카메라와 5만원짜리 중고 렌즈의 조합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시원시원하게 뽑아 준다. 연식이 연식이니만큼 메인바디로 쓰기에는 어려움이 따를 뿐더러 신뢰성도 떨어지는 편이겠으나 마냥 장롱에서 썩히거나 진열대에서 전시하기에는 많이 아까울 수준이다.

 

서브바디로 잘 써먹어야겠다.

 

오늘의 추천곡은 영지의 '비나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