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소니의 RX100 VI를 사용해 볼 기회가 있었다. 내가 사용할 물건이 아니라서 최소한의 설정만 해 주려 하던 중, '판형이 깡패다'라는 격언을 테스트해 보고 싶어서 비교샷을 한 장 찍어 보았다.
1인치 센서를 가진 소니 RX100 VI의 비교 대상은 바로 니콘의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니콘 Z5. 센서 면적만 거의 4배에 가까운 차이가 나는데 과연 그게 고감도 환경에서 어떤 차이를 보일지 궁금했다.
멀리서 보았을 때는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흰색 필름통 영역을 확인해 보면 소니 RX100 VI로 촬영한 사진은 역시 고감도 노이즈가 보이는 편이다. 선예도는 눈에 띄게 차이나는 편이 아니지만 전반적으로 덜 '화사한' 느낌이다. 화소당 수광 면적이 적어서 그런가?
아, 그리고 센서의 물리적인 한계로 인한 심도의 차이가 명확히 보인다. 같은 조리개를 사용해도 심도가 더 깊게 나오는 건 어쩔 수 없는 듯하다. 즉 '판형은 깡패가 맞다.'
그래서 못 써먹을 물건이냐고? 전혀. 나도 사실 1인치 센서는 메리트가 없다고 해서 내심 걱정했는데 폰카와 비교한 사진을 보면 역시 폰카 따위와는 비교할 수 없는 화질을 자랑하는 편이다.
폰카도 수동모드가 있지만, 보통 폰카를 수동모드로 사용하는 일은 거의 없으므로 자동모드로 두고 화각만 비슷하게 맞춰 보았다. 갤럭시 노트10+ 정도면 이제 꽤 구형이지만 그래도 카메라가 아예 허접한 편은 아닌데, 그래도 비교조차 불허하는 화질 차이가 난다. 폰카는 뭔가 뿌옇게 찍였는데, 암부를 끌어올리는 자동 후보정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딱히 마음에 드는 느낌은 아니다. 반대로 RX100은 어두운 곳은 확실히 어둡게, 그리고 밝은 곳은 확실히 밝게 나왔다. 이외에도 선예도 역시 눈에 띄게 차이나며, 노이즈 역시 명확히 적은 것이 보인다. 그리고 렌즈의 특성상 어쩔 수 없이 광각인 폰카보다 표준 렌즈를 사용하는 RX100이 이미지의 왜곡도 훨씬 적은 편이다. (판형이 깡패다?)
그 엄청난 휴대성을 고려하면 이 정도 성능이면 꽤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Z5를 포기할 생각은 당연히 없지만 그 덩치와 무게가 부담스럽지 않을 수는 없는 만큼 RX100을 세컨드 카메라로 사용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이해될 정도랄까? 폰카가 아쉬워서 카메라를 들이고 싶다면, 아니면 사진에 입문하고 싶다면 강력히 추천할 만한 느낌이다. 사진으로 작품을 만들 생각이 없고 일상을 다채롭게 담고 싶다면 차고 넘치는 성능을 가졌다.
오늘의 추천곡은 LAUV의 'Steal the Show.' 영화 '엘리멘탈'의 OST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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