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hilosopher's Haven

어느 20대 후반 남자의 이런저런 이야기들

일상이야기 42

근황토크

꽤 오랜만에 블로그에 글을 쓴다. 마지막으로 글을 쓴 게 거의 3달 전이었던데... 그 동안은 굳이 글로 담아 둘 만한 것도 없었고 결정적으로 귀찮았다(!). 지난 3달 동안 무슨 일이 있었지? 일에 관련된 건 딱히 특별한 게 없다. 계속 전북대로 출근하며 연구를 했고, 그 연구 중에서 엄청나게 멋진 성과가 나온 것도 아니었다. 애초에 엄청나게 멋진 연구를 하는 게 아니기도 했고. 종종 학회나 심포지움에 참석하기는 했는데, 딱히 얻는 게 많다고 느낄 정도는 아니었다. 말 그대로 '소소한 일상' 뿐이었다. 아, 근데 전문연구요원 자리는 결국 최종합격했다. 떨어졌으면 그것대로 의아했을 상황이지만 그래도 뭔가 내가 예상한 만큼의 감동이 있지는 않았다. 지원자가 나 하나뿐이어서 그랬는지 아니면 내 자신도 속으로..

일상이야기 2021.12.27

자동차 수리할 것들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남자가 빠지면 큰일 나는(?) 취미가 3개 있다고 한다. 첫 번째는 자동차, 두 번째는 사진, 세 번째는 음향. 그런데 난 자동차도 좋아하고 사진도 좋아한다. 물론 벌어들이는 돈을 모조리 자동차와 사진에 쏟아붓는 건 아니지만... 아니, 사실 생각해 보면 자동차 정비와 사진 촬영 외에는 돈을 쓰는 일이 친구들과 밥을 먹을 때 외에는 별로 없다. 나 큰일 난 건가? 아무튼. 내가 자동차를 좋아하는(?) 이유는 예전 글에도 적었지만 자동차가 내게 주는 자유 때문이다. 그리고 자동차에 대해 공부하는 이유는 차에 투자할 돈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직접 보고 문제를 진단할 수 있는 수준은 되어야 정비소에서 해주는 말만 듣고 헛돈을 쓸 일이 없고, 아무리 예방정비가 좋다지만 굳이 교체할..

일상이야기 2021.07.24

세차 후기

차를 구매한 후 한 달 반이 지난 어제, 처음으로 세차를 했다. 그 동안 세차도 안 하고 그냥 몰고 다닌 이유는 간단하다. 귀찮아서(...). 그 와중에 세차를 (언젠가) 하게 되면 제대로 하겠답시고 왁스며 극세사 타월이며 쓸데없이 많이 쟁여 놓았는데, 드디어 어제 기회가 되어 나름 체계적으로 세차를 해 보았다. 외부는 자동세차로 때를 없앤 후 왁스칠 및 건조로 시작해서 플라스틱도 왁스칠, 유리창도 양면 다 세정하는 것까지 마무리했고, 내부는 먼저 가죽시트 및 대시보드 등 소위 '레자'라고 부르는 것들을 모두 왁스칠한 후 카펫을 분리해 먼지를 털고 마지막으로 진공청소기로 그럭저럭 이물질을 제거하는 것으로 만족했다. 그 와중에 조만간 이사할 때 해야 할 2열 접기도 한 번 해 보고, 차량 구매 이래 펴본 ..

일상이야기 2021.07.18

과외 썰 추가

과외를 하다 보면 학생과 서로 고마울 일이 종종 생긴다. 특히 사람으로서 마음에 들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속물적으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내 입장에서는 내 시간에 대한 대가를 지불해 주니 고맙고, 학생 입장에서는 열심히 가르쳐 주니 고마운 것이다. 내가 과외를 얼마나 저렴하게 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저 학생과 내가 동의한 시급에 맞춰 난 약속된 시간 동안 내가 아는 것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학생에게 전달하는 것, 그게 약속이다. 그리고 난 순진하게도 그 과외라는 것을 쓸데없는 책임감(?)을 갖고 한다. 돈이 아쉬워서가 아니라 내가 지금까지 배운 것들을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주자는, 소위 '사회환원'이나 '재능기부'를 한다는 생각으로 과외에 임하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수업 시간 중 수업과 관련 없는 ..

일상이야기 2021.07.09

내가 아닌 누군가를 위한 지름신

올 가을에 대학생이 될 동생의 입학 선물로 노트북을 사 주었다. 살면서 처음으로 내 자신이 아닌 누군가를 위해 백 만원이 넘는 돈을 써 본 것 같다. 기종은 내가 현역으로 잘 굴려먹고 있는 HP Envy 13 x360이지만 나처럼 세컨드 컴퓨터가 아닌 메인 컴퓨터로 사용할 동생을 위해 사양을 한 단계 높여서 주문했다. 내 노트북은 CPU만 최상인 라이젠 7 4700U + 8GB RAM + 256GB SSD 조합에 내가 따로 1TB SSD를 달아 주었고, 동생 노트북은 공순이에게 어울리는 사양인 라이젠 7 4700U + 16GB RAM + 512GB SSD 조합이다. 솔직히 고민을 좀 했다. 내가 대학생 때 맥북에 대한 로망이 좀 있었던 기억 때문에 동생은 맥북을 사줘야 하나? 라는 생각을 했다. 심지어 ..

일상이야기 2021.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