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hilosopher's Haven

어느 20대 후반 남자의 이런저런 이야기들

일상이야기 42

과외 썰

지금도 여전히 용돈벌이는 과외로 하고 있다. 처음에는 집에만 있는 게 질려서 시작했다. 물론 냅다 나가도 되지만 나가면 항상 돈을 쓰게 되니까, 아무리 미국에 있으면서 사흘 동안 통역 알바로 벌어 놓았던 150만원 남짓한 돈이 있다 쳐도 그걸로 몇 달을 버틸 수는 없잖아? 게다가 미국에서 모았던 돈은 모두 외환통장에 넣어 놓았거나 미국의 은행 계좌에 고이 모셔 두었으니 그걸 환전하기도 아까웠다. 그렇게 시작했던 과외가 하나둘씩, 천천히 늘어나더니 알게 모르게 파트타임 직업처럼 되어 버렸다. 놀고 싶어도 과외 때문에 못 노는 수준? 누가 과외 잡는 게 꽤나 힘들다 그랬었는데 셀링 포인트를 뭐로 잡느냐에 따라 다른 것 같다. 난 국내 입시 등은 아는 게 없으니 SAT나 토플 등 해외용 영어나 대학수학 등을 ..

일상이야기 2021.06.19

자동차 근황

생애 두 번째 볼보 구매 3일차. 이제는 이 차의 핸들링이, 가속력이, 제동력이 어떤지 대략 감이 온 상태이다. 조금 더 자세히 얘기하자면 핸들 돌리는 건 적절히 묵직하고 (다른 말로 최신 자동차들에 비해 핸들 돌릴 때 힘을 더 줘야 한다) 액셀을 밟아도 속력이 늘어난다는 느낌이 딱히 들지 않으며 브레이크를 밟으면 부드럽게, 그러나 정확하게 감속한다. 미국에서 S60을 몰 때에도 핸들링은 무거웠다. 소나타보다도 작은 덩치지만 조향 시스템이 최신 차량처럼 전자식이 아닌 소위 '구세대'의 상징물인 유압식이라 대학생 때 이사를 하려고 포드 포커스 등을 몰아 본 것 외에는 운전 경험이 적었던 나에게 충격과 공포를 선사해 주었었다. 처음에 딜러샵에 가서 시운전을 하려고 핸들을 돌려 보았을 때 예상하지 못한 묵직함..

일상이야기 2021.06.12

생애 두 번째 차

결국 차를 또 샀다. 차가 한 번 있어 본 사람은 뚜벅이 삶을 견딜 수 없다는 얘기가 있는데, 대략 그랬다. 뭐 수도권이니까 그럭저럭 견딜만 하면서도, 어디 갈 때마다 최소 30분은 잡고, 1시간은 잡아야 하는 게 성가셨다. 그리고 군대 결과가 어떻게 되던 간에 어쨌든 차는 사야 하니까. 뭘 샀냐고? 볼보. 한 번 볼보빠는 영원한 볼보빠라고 첫 차로 07년식 볼보 S60을 사서 2년 동안 스웨덴뽕을 채워서 왔더니 벤츠고 나발이고 눈에 안 들어오더란다. 400만원짜리 똥차를 샀는데 왜 잔고장 하나 없냐고! 그 내구성과 안정성에 혀를 내두른 난 결국 회귀본능을 가진 비둘기마냥 볼보로 돌아왔다. 이번 차량은 04년식 볼보 XC90이다. 전의 S60과 마찬가지로 2.5T 트림. 최대출력 208마력의 2.5L 저..

일상이야기 2021.06.09

짤막하게(?) 적고 싶은 것

난 평소에 일기를 쓰지 않는다. 나중에도 기억하고 싶은 것들은 굳이 적어 놓지 않아도 기억할 수 있고, 나중에 기억이 나지 않는 것들은 나라는 사람을 만들어 주었지만 내가 굳이 따로 떠올릴 만큼 중요한 일은 아니었다는 거니까. 근데 지난 며칠간은 계속 뭔가를 쓰게 된다. 편하게 앉아서 유튜브나 넷플릭스를 봐도 되지만, 계속 뭔가를 쓰고 싶어진다. 이 블로그의 목적 역시 홍보를 하고 조회수를 올리려는 게 아니라 오히려 나 혼자 조용히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를 외치는 거니까. 딱히 주제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마음의 소리를 쓰레기통 비우는 것마냥 글 속에 탈탈 털어 놓으면 그만큼 마음이 편해지는 느낌이 든다. 오늘은 딱히 힘들진 않았던 것 같다. 과외를 하러 갈 때도 카메라를 들고 갔으며, 수업 중에도..

일상이야기 2021.05.29

첫 과외 수업 후기

첫 과외 수업을 했다. 시간은 아침 9시, 과목은 SAT. 일산 지역에 오래 있어 봤자 6월 중순까지밖에 체류를 못하는 데다가 미국 입시 쪽으로만 경험이 있다 보니 한국의 대부분의 중고등학생에게는 어필이 잘 안되는 것 같았다. 내 입장에서야 한국에서 입시 위주의 교육 시스템에서 살아남으려고 발버둥치는 어린 학생들이 안타깝지만, 그 친구들 입장에서는 제 발등에 불이 떨어졌을테니 영어 실력이 떨어질지라도 수능을 본 적이라도 있는 선생이 낫겠지 싶다. 그래서 SAT랑 토플 등 해외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어필할 만한 것들도 프로필에 적어 놓았더니 어느 정도 입질이 들어온다. 뭐 까놓고 보면 출신 고등학교가 제일 매력적으로 비친 것 같기는 한데. 처음에는 고작 과외하면서 용돈을 벌겠다고 민사고를 팔아? 하는..

일상이야기 2021.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