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hilosopher's Haven

어느 20대 후반 남자의 이런저런 이야기들

일상이야기

자동차 수리할 것들

abcdman95 2021. 7. 24. 20:58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남자가 빠지면 큰일 나는(?) 취미가 3개 있다고 한다. 첫 번째는 자동차, 두 번째는 사진, 세 번째는 음향.

 

그런데 난 자동차도 좋아하고 사진도 좋아한다. 물론 벌어들이는 돈을 모조리 자동차와 사진에 쏟아붓는 건 아니지만... 아니, 사실 생각해 보면 자동차 정비와 사진 촬영 외에는 돈을 쓰는 일이 친구들과 밥을 먹을 때 외에는 별로 없다. 나 큰일 난 건가?

 

아무튼. 내가 자동차를 좋아하는(?) 이유는 예전 글에도 적었지만 자동차가 내게 주는 자유 때문이다. 그리고 자동차에 대해 공부하는 이유는 차에 투자할 돈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직접 보고 문제를 진단할 수 있는 수준은 되어야 정비소에서 해주는 말만 듣고 헛돈을 쓸 일이 없고, 아무리 예방정비가 좋다지만 굳이 교체할 필요가 없는 부품을 교체하지 않아도 되니까. 사족이지만 내가 사진을 좋아하는 이유는 역시 예전 글에 적었지만 사진을 찍을 때 내가 느끼는 평화로움 때문일 뿐만 아니라 오래되었지만 정교한 기계를 다룬다는 즐거움이 있어서이다.

 

이번 글은 길게 적을 건 없고, 그냥 자동차에 조만간 건드릴/최근에 건드렸던 것들을 또(?) 나열해 놓기 위해서이다.

 

1. 타이밍 벨트 텐셔너/풀리 점검

- 전에 엔진 오일을 교체하러 갔을 때 타이밍 벨트 자체는 상태가 좋은데 정비사님이 미끄러지는 소리가 약간 들린다고 하셔서 점검해 보았다. 딱히 문제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났으니 그냥 놔둬도 될 것 같다.

 

2. 미션오일 상태 점검

- 변속 충격이 있는 건 아니지만 브레이크 오일까지 교체한 현재, 아직 상태를 모르는 유일한 오일이라 최대한 빨리 확인해 볼 예정이다. 심지어 없는 줄 알았던 딥스틱이 사실은 있다던데 도대체 어디 있는 거지?

- 점검과는 별개로 상태를 직접 본 후 교체를 결정할 생각이다. 미션오일이 약간 오래돼도 크게 문제가 생기진 않지만 지금은 느껴지지 않는 변속 충격이 느껴질 수준이 되어서야 수리를 하는 것보단 미리 하는 게 나을 것 같아서.

 

3. MAF 센서 청소 및 점화 플러그/코일 교체

- 정차 시 엔진이 공회전하면서 가끔씩 RPM이 불안정할 때가 있었다. 보통 6-700 사이에서 일정하게 유지되는데 종종 아예 스톨에 걸릴 것처럼 500 이하로 잠깐 떨어졌다가 8-900으로 치솟는 경우가 있었고, 점화 플러그/코일의 문제거나 공회전 시 엔진에 공기를 공급해 주는 쓰로틀 바디의 문제일 것이라 예상해 상대적으로 간단한 정비인 후자를 맡겼었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쓰로틀 바디를 한 번도 청소한 적이 없었던 건지 탄소 찌꺼기가 많이 쌓여 있었단다. 그 청소를 하고 나니 그 이후론 엔진 RPM이 불안정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 물론 그건 그거고, 점화 플러그 역시 육안 점검만 의뢰했는데 사제 플러그가 끼워져 있단다. 사제인 것 자체야 뭐 상관없지만 난 순정파(?)이기도 하고 점화 플러그가 좀 많이 닳아 있기도 해서 오늘 저녁 교체하러 가기로 했다. 한 번 교체하면 최소 4-5만 km는 주행이 가능하니 아예 해 버릴 생각이다.

 

4. 엔진 마운트 교체

- 이건 좀 생각을 해봐야겠다. 정차 시 엔진의 진동이 핸들에 전해지는데, 지금 그 엔진을 차체에 고정해 주는 마운트 3개 중 자동차의 우측에 위치한 마운트가 약간 메롱하단다. 크게 문제가 생길 부분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승차감을 결정하는 큰 요소 중 하나다 보니 견적을 받은 후 교체를 고민해야겠다.

 

5. 엔진 오일 누유 정비

- 엔진 오일이 어디선가 샌다. 어딘지는 잘 모르겠다. 정비사님도 육안으로만 확인한 거라 잘 모르시겠단다. 어쩐지 차체 하부를 확인했을 때 뭔가 샌 흔적이 보이긴 했는데 이것 역시 정비를 해 버릴지 아니면 엔진 오일을 좀 더 자주 확인하는 걸로 퉁칠지 고민 중이다. 마음 같아선 아예 싹 고쳐 버리고 싶긴 한데.

 

6. 실내 헤드라이너 교체

- 볼보의 몇 안되는 약점이다. 내구성 떨어지는 내장재. 전에 몰던 S60도 그랬고, 이번 XC90도 그렇다. 유일한 차이점이라면 S60을 몰 때는 헤드라이너가 약간 메롱했을 뿐이었고 나도 돈이 없었지만, 지금 XC90을 몰면서는 지난 주 이삿짐을 차에 싣다가 헤드라이너를 살짝 건드렸는데(?) 아예 접착제가 떨어져 버렸고 나도 이 정도에는 돈을 쓸 만하다고 사고방식이 바뀌었다. 지금은 인테리어 정비소에 갈 여유가 없어 옷핀으로 대충 고정시키고 무너져 가는 텐트마냥 달랑대는 헤드라이너를 매달고 다니는데, 엄마랑 동생이 올 때까지 그 상태로 놔둘 수는 없잖아? 그래서 아예 헤드라이너와 A/B/C/D필러 모두 내장재를 싹 다 교체할까 생각 중이다.

- 뭐 헤드라이너와 관련된 건 아니지만 또 실내 세차를 해야 할 것 같다. 저번에 세차한지 몇 주가 되어 가니 또 차 내부가 지저분해지기 시작했다. 주말에 날 잡고 빡세게 청소해야지. 이번엔 카펫도 모조리 들어내서 제대로 세탁할 생각이다. 뽀송뽀송하게.

 

종종 드는 생각이지만 이 차, 꽤나 마음에 든다. 느리고, 둔하고, 오래됐지만 일단 덩치가 크다. 이사 업체를 안 부르고 직접 이사하는 게 가능할 정도로. 연비도 꽤 괜찮게 나오는 편이고. 그리고 무엇보다 안전하다! 이걸 몰다 보면 차가 뒤집어져도 어쨌든 난 살아남을 거라는 자신감이 생기게 된다. 그만큼 차가 묵직하고 (느리고) 묵직하고 (둔하고) 묵직하다 (크다).

 

오늘의 추천곡은 레드애플의 '바람따라'. 어느 카페에서 줏어들은 곡인데 정말 마음에 든다. 고음도 시원시원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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