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hilosopher's Haven

어느 20대 후반 남자의 이런저런 이야기들

공돌이의 주저리주저리 19

오랜만에 돌아왔다.

그 동안 이런저런 바쁜 일이 있었다 보니 글을 쓸 여유가 딱히 없었는데, 오늘 갑자기 드는 생각이 있어 글을 쓴다. 지난 한 달간 학기도 마무리하고 연구도 하고 여행도 가고 했는데 딱히 글을 쓸 만한 게 없어서 미루고 있었다. 오늘의 주제는 여느 때처럼 딱히 없이 의식의 흐름대로 쓸 생각이다. 나에게는 15년간 얼굴을 보지 못한 소위 '여사친' A가 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이후로 만나거나 연락을 한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당시 공부를 잘하던 친구였다. 내가 공부에 관해서 은근 긴장을 하게 만드는 몇 안 되는 상대(?)였다고나 할까? 그리고 좀 웃기지만, 그리고 A에게는 민망해서(...) 말을 못 하겠지만 당시의 나는 이 친구를 좋아했었다. 뭐 초등학생의 사랑이 으레 그렇듯 풋풋한 짝사랑으로 남았지만..

요즘 드는 생각.

학기를 마무리하느라 바쁜 요즘, 글로 다루고 싶은 주제는 많은데 집에 돌아오면 글을 쓸 에너지가 남아 있지 않아 미루곤 했었다. 겨울 방학이 시작되면 써야지, 하면서. 그 때가 되서 뭘 쓰려 했는지 까먹으면 안 되는데, 하면서. 그런데 이 글은 갑자기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연예인들의 자살 소식이 연이어 들려 온다. 처음 붉은 신호탄을 쏘아 올린 설리, 그리고 얼마 지나지도 않아 구하라가, 다음에는 차인하까지. 별 생각 없이 휴대폰에서 인터넷 브라우저를 열어 추천 기사를 훑어 보던 중, 설리의 사망 소식을 접했을 때는 안타까움과 놀라움을 동시에 느꼈다. 그 후 얼마 지나 구하라의 사망 소식은 처음에는 '구하라도 우울증이 있나?' 했다가 그도 자살한 것을 깨닫고는 꽤나 놀랐었다. 연이어 차인하의..

화낼 때와 화내지 않을 때를 가려서

어릴 적 아버지는 나에게 '해피보이'라는 별명을 붙여 주었다. 뭘 하든 싱글벙글 웃는 상이라서 그렇단다. 실제로도 힘든 일이 있어도 슬픔에 젖기보다는 웃어넘기는 성격이다. 어릴 때는 수학 공부를 하다가 방문 앞으로 아버지가 지나가면 씨익 웃어 보였고, 지금은 주변 사람들에게는 항상 개그 넘치는 모습만 보여주며 어려운 고민은 누구에게 말하기보다 혼자 해결하는 성격이다. 천성이 그렇다 보니 내가 진지한 모습을 보이면 주변에서 '너 무슨 일 있냐'고 묻는, 웃지 못할 일이 생기고는 한다. 며칠에 한 번씩 저녁때 어머니에게 전화하면 시덥잖은 농담따먹기를 하곤 하는데, 그 때마다 내 목소리가 조용하면 어머니가 뭐 힘든 일 있는 거냐고 물어본다. 난 그냥 졸려서 그런 건데. 친구들도 내가 화가 난 건지 기분이 좋은..

공돌이의 작업 환경 기록하기

요즘 유튜브에서 전자기기 관련 영상을 찾아 보는 것에 재미가 들려 버렸다. 구매를 고민했던 갤럭시 S10부터 시작해서 독특한 전면 카메라를 가진 OnePlus Pro 7, 그리고 나름 있으면 유용할 것 같은 아이패드 프로 등등. 물론 내 쇼핑 철학이 '굳이?'라는 질문을 기반으로 한 이상 정말로 그런 전자기기들을 구매할 일은 없겠지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 전자기기들은 뭐가 있지? 2016년 초에 처음으로 내가 직접 번 돈으로 아수스의 트랜스포머 북 T100 Chi 모델을 구매한 후 주요 물품들은 내가 조교로 일하면서 번 용돈으로 구매하는 습관이 생겼는데, 지금까지 내가 구매한 전자기기들 중 내가 현재 사용하는 물건들을 나열해 보려 한다. 물론 이 외에도 한두 개 정도 더 있지만 지금 내 주변에..

추억팔이 아닌 추억팔이

15년 전, 초등학교에서 사귀었던 친구들 중 한 명인 L과 SNS를 통해 연락을 하던 도중 이런 얘기가 나왔다. 나 미국에서 산지 너무 오래돼서 한국어 어눌해도 놀리면 안된다 ㅋㅋㅋ 그래, 그래도 내년에 만나면 재밌겠다, 추억팔이할 것도 많고. 추억팔이라... 그런 게 있나? 난 사실 초등학교 시절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 당시 날 괴롭혔지만 4년 후 나의 민사고 합격 소식을 듣고 자기 이름을 꼭 기억해 달라던, 좀 노는 친구였던 K, 내 주변 친구들 중 하나였지만 그닥 친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던 몇 명의 남학생들, 그 중에서도 꽤나 착했지만 너무나도 눈치가 없어 개인적으로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D, 당시 다녔던 영어학원인 청담어학원 정도. L에게는 미안하지만 L과 공유할 만한 추억은 사실상 없는 것 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