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출사를 나갈 일이 많지 않다. 날씨가 덥기도 하거니와, 작정하고 카메라를 챙겨 나가는 것도 좋지만 소소한 일상 속에서 셔터를 한두 번 누르는 것도 의외로 재미있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출사를 나가면 사진이야 많이 찍지만 필름을 써야 한다는 강박관념 같은 게 생기는데, 그런 마인드로 사진을 찍다 보면 건질 게 많이 남지 않게 된다. 오히려 평소에 카메라를 들고 다니다가 괜찮다 싶은 게 보이면 한두 장 찍는 게 더 나은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이번 롤은 딱히 주제가 있는 것도 아니고, 한 곳에서 찍은 것도 아니다. 심지어 혼자 찍은 것도 아니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한두 장, 서너 장 찍던 게 모여서 이번 사진집을 구성하게 되었다. 조금 기술적인 얘기를 하자면, 요즘은 FM2에 표준 단렌즈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