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hilosopher's Ha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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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 교체로 삼각대 업그레이드하기

abcdman95 2023. 5. 10. 21:20

저번 글에 삼각대를 새로 샀다고 했는데, 그럼 원래 쓰던 삼각대는 어떻게 되는 거냐고 궁금해할 수도 있겠다.

 

그 이유를 적기 전에 먼저 기존에 사용하던 호루스벤누 TM-2537H에 대한 내 평가를 적어 보자면, 꽤 깔끔한 디자인과 가벼운 무게를 가졌으며 최대 높이와 최대 하중이 꽤 여유롭지만 마감이 아쉬운 부분이 몇 존재한다. 또한 그 가벼운 무게로 인해 무거운 풀프레임 카메라를 안정적으로 지탱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이제 나는 맨프로토 엘리먼트 MII를 들였으니, 이 삼각대를 나는 현재 소니 a6400을 사용하고 있는 여자친구에게 줄 생각이다.

 

아니, 단점을 여럿 나열하고선 그걸 여자친구에게 주겠다고? 짬처리(?)하는 거야 뭐야?

 

난 그 정도로 센스가 없지는 않다! (나름) 상기한 단점 중 마감이 아쉬운 부분은 삼각대 헤드에 한정되어 있으며, 가벼운 무게로 인한 체급상의 한계도 휴대성 끝판왕급인 소니 a6400에 달기에는 어려움이 없다. 그럼 결국 삼각대 헤드가 문제인 건데, 어떤 문제가 있는지 조목조목 나열해 보자.


호루스벤누 TM-2537H와 기존에 결합되어 있던 볼헤드(좌)와 교체한 신형 헤드인 K&F Concept의 BH-28L(우).

 

가장 먼저, 좌우 패닝을 위한 노브(위 사진에서 좌측 하단에 검은 고무로 감싼 노브)를 조일 때 헤드가 좌측으로 살짝 틀어진다. 물론 노브를 풀어 놓고 사용해도 상관없기야 하지만, 바람이 많이 불거나 할 때 헤드의 틀어짐을 고려해서 고정해야 하는 건 꽤나 불편한 일이다.

 

다음, 볼 자체도 유격이 존재한다. 무거운 카메라를 사용해서 그런 건지 모르겠는데, 볼헤드 나사(위 사진에서 우측에 있는 길쭉한 은색 나사)를 조이면 역시 구도가 틀어진다. 정확한 구도를 원하는 입장에서는 꽤나 성가신 문제이다.

 

그래도 위 두 단점은 그나마 몸이 고생해서라도(?)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는 문제이다. 하지만 마지막 문제로, 카메라를 헤드에 고정하는 도브테일 레일과 볼의 결합부에 유격이 존재해서 삼각대에 카메라를 고정해도 5-10도씩 좌우로 흔들린다. 아니, 카메라를 흔들리지 않게 하려고 삼각대를 사용하는데 삼각대가 흔들거리면 어떡해? 어찌저찌 고정 볼트를 있는 힘껏 조여서 나름 고쳐 두었지만 애초에 그런 유격이 존재하는 것부터가 싼 맛에 쓰는 느낌이 들 수밖에 없다.


다행히도 호루스벤누 TM-2537H는 헤드가 교체형이고, 어떻게 보면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 삼각대 다리 자체는 꽤 튼튼하다. 고정 시 다리에 유격이 있는 것도 아니고, 가벼운 무게로 인한 불안정성을 보완할 수 있도록 센터칼럼의 고리에 가방 등을 달 수 있게 되어 있다. 그래서 삼각대를 새로 구매해서 선물해 주기보다는 헤드를 교체해서 주기로 했다.

 

사족이지만 음, 솔직히 말하면 원래 헤드를 교체해서 내가 쓸 생각이었다. 그런데 여자친구에게 삼각대가 필요하지 않냐고 슬쩍 물어봤는데, 조만간 하나 살까 고민을 하고 있다더라. 그 말을 듣고 덥썩 내가 내 삼각대를 주겠다고 말을 해 버렸다. (마침 나도 삼각대에 눈이 가던 때였고, 여자친구에게도 하나 주면 어떨까 고민하고 있기는 했다) 그렇게 나도 새 삼각대를 사게 되었고, 헤드까지 주문해 놓고 업그레이드해서 직접 쓰려던 삼각대는 얼떨결에 여자친구의 소유가 되었다.ㅋ 그런데 뭐, 어차피 나도 삼각대를 하나 살까 고민하고 있기도 했고 TM-2537H는 내 카메라의 체급에는 약간 부족한 스펙이었기 때문에 여자친구도 나도 윈윈이다!

 

아무튼.

 

새로 구매한 헤드는 K&F Concept의 BH-28L. K&F Concept라고 하면 꽤 익숙할 수도 있는데, 사실 전에 구매한 수동 FTZ 마운트 어댑터가 이 회사 제품이다. 중국 회사답게 저렴하지만 의외로 괜찮은 품질에 만족하고선 이번에도...?라는 기대와 함께 선택해 보았다. 요새 유튜브로 자주 시청하는 풍경사진작가 Mike Smith의 영상에서 추천하기도 했고. 영상은 아래에서 함께 보자. K&F Concept의 제품에 대한 간략한 평은 2분 38초경에 나온다.

 

 

그럼 이 헤드를 구매해서 기존 헤드의 단점이 모두 해결되었냐고?

 

물론! 일단 지름이 24mm였던 기존 헤드에 비해 이 헤드는 지름이 28mm이며, 이렇게 커진 볼 직경으로 인해 헤드 전체가 더욱 안정되었다. 또한 좌우 패닝 혹은 볼 위치 조정 시에도 유격이 없어 카메라가 미끄러지지 않는다. 그것도 풀프레임 카메라를 달았는데도. 당연히 다른 유격 역시 존재하지 않으며, 도브테일 레일 역시 튼튼하다. 게다가 조절 노브들 역시 촉감이나 조작감이 더 고급스럽다. 얼마나 만족스러웠는지, 순간 이 조합으로 똑같이 하나 더 구매해서 서브 삼각대로 쓸까 하는 고민이 들었을 정도였다.

 

아무튼, 5만원짜리 삼각대에 4만원짜리 헤드라는 괴상한 조합이긴 하지만 일단 전반적으로 허접한 물건을 여자친구에게 선물한다는 죄책감은 덜 수 있게 되었다. 나도 쓰고 싶을 만한 물건을 누군가에게 선물한다는 건 그래도 꽤 괜찮은 것 아닐까?

 

오늘의 추천곡은 세기의 명곡 Eagles의 Hotel California. 별 이유는 없고, 이 글을 쓰던 중 유튜브 자동추천곡에 이 곡이 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