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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콘 Z 마운트용 탐론 70-300mm f/4.5-6.3 Di III RXD (A047) 개봉기

abcdman95 2023. 4. 14. 15:41

렌즈를 샀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고, 표준화각의 줌렌즈에 만족하지 못하고 결국 지름신에 굴복(?)했다. 기존에 보유했던 24-70mm 화각의 렌즈는 범용성은 높지만 망원이 아쉬울 때가 꽤 많았고, 광각에 별로 관심이 없고 망원을 꽤 좋아하는 나로서는 망원 화각의 부재가 점점 크게 다가왔다.

 

사실 적절한 가격대의 Z마운트용 망원 렌즈는 선택지가 많지 않다. 니코르 Z 24-200mm f/4 VR도 있지만 그건 내 니코르 Z 24-70mm f/4 S와 화각이 겹치고, 니코르 Z 70-200mm f/2.8 VR S나 니코르 Z 100-400mm f/4.5-5.6 VR S는 가격대가 꽤 부담스럽다. 그렇게 남겨진 하나의 선택지는 최근에 출시된 탐론 70-300mm f/4.5-6.3 Di III RXD 렌즈였다. 귀찮으니까 모델명인 A047 렌즈라 쓰자.

 

A047은 적절한 화각에 적절한 조리개, 그리고 꽤 괜찮은 가격대를 지니고 있다. 약간 열받는 점이라면 동일 사양에 마운트만 다른 내 렌즈는 가격이 훨씬 비싸다는 것이다. Z마운트 수요가 적을 것이라 생각했는지 FE마운트용은 현재 65만원, Z마운트용은 112만원에 팔리고 있다.

 

그럼 112만원에 샀냐고?

 

천만에. 이베이에서 신품급 중고를 85만원에 구매했다. 그래도 FE마운트용보다는 비싸지만 어쩔 수 없지. 약간 비싸진 이 가격대에서도 가성비가 뛰어나다는 점을 위안삼아 짤막하게 A047 개봉기를 적어 본다.

 

포장 상자.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상자는 이렇게 생겼다. A047 렌즈는 소니 E마운트용과 니콘 Z마운트용이 존재하기 때문에 헷갈리지 않도록 상자에 확실하게 'FOR NIKON Z'라고 적어 놓은 것이 눈에 띈다. 포장 상자는 카메라용품 포장 상자가 으레 그렇듯 깔끔하다. 고급감을 추구한 느낌도 아니고, 그렇다고 아무 상자에나 담아 준 느낌도 아니다. 상자 하단에 그어 둔 금색 줄이 디자인 포인트 같은데, 깔끔해 보여 마음에 든다.

 

상자를 열면 가장 먼저 사용설명서가 보인다.

 

상자를 열어 보면 (굳이 필요없는) 설명서가 있다. 어차피 렌즈를 구매하기 전에 리뷰 글이며 영상이며 수두룩하게 찾아 본 터라 줌링이 어디 있고 초점링이 어디 있는지도 알고 있거니와 이외에 버튼이 없다는 것도 알고 있으니까 뭐. 설명서는 쿨하게 옆으로 제껴 두고(?) 렌즈를 꺼내 보자!

 

렌즈는 흠집을 방지하기 위해 천으로 된 파우치에 담겨 있다.

 

렌즈 실물을 영접하기 전 마지막 관문이다. 부직포? 파우치에 렌즈가 담겨 있다. 적절히 묵직한, 하지만 동시에 과하지는 않은 무게이다.

 

70mm 후드 수납 시 (좌), 70mm 후드 장착 시 (중), 300mm 후드 장착 시 (우).

 

렌즈를 꺼내 보았다. 망원 렌즈 아니랄까봐 확실히 덩치가 꽤 크다. 아, 물론 표준렌즈보다 크다는 거지 화각이 300mm까지 당겨지는 렌즈 치고는 휴대성이 꽤 좋은 편이다. 비교 대상으로 자주 꼽히는 소니 SEL70300G에 비해 40% 가까이 가볍다. 단, 렌즈 후드가 엄청나게 크다. 저렇게 커야 해...? 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 정도로 후드가 거대하다. 70mm 화각에서의 렌즈 길이의 절반 정도 되는 느낌? 그래서 후드를 장착하면 70mm 화각인데도 불구하고 대포카메라를 들고 있는 느낌이 든다. 300mm로 줌을 당기면 말할 것도 없고. 렌즈야 크면 클수록 간지나니까(?) 좋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가끔씩은 민망할 수도 있을 것 같아...! (???: 저 사람은 뭔 카메라가 저렇게 커?)

 

24-70mm 렌즈와 함께. 거대한 후드 덕에(?) 안 그래도 큰 렌즈가 더욱 커 보인다. 지저분한 배경은 무시해 주자.

 

6월 초에 제주도에 출장을 갈 예정인데, 그때 이 렌즈를 챙겨가서 열심히 사진이나 찍어 보아야겠다. L플레이트를 장착한 후에 이 렌즈까지 달아 보니 괜히 전문가 코스프레하는 느낌이 든다...!

 

오늘의 추천곡은 Muse의 'Won't Stand Down'이다. 묘하게 '더 퍼지' 느낌이 드는 뮤비가 인상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