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hilosopher's Ha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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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 SSD 교체하기

abcdman95 2021. 3. 17. 16:53

작년 여름에 노트북을 살 때는 기본 용량이면 충분하겠지 하는 생각을 했는데, 쓰다 보니 역시 256GB의 기본 용량은 약간 부족했다. 그래서 구매한 게 1TB 용량의 NVMe SSD. 생각해 보면 약간 아이러니하긴 하다. 내 메인컴(?)인 데스크탑에도 고성능이긴 하지만 고작 500GB 용량의 SSD를 달아 놓고선 노트북에는 1TB 용량이라니.

 

음.... 약간 오버킬이긴 하다. 그래도 노트북에서도 고용량 프로그램을 설치할 일이 많으니 이제 용량 걱정할 필요가 없어진 건 나름 의미가 있는 편이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성능이 좋다...!

 

이건 사족이기도 하면서 꿀팁이기도 한데, 컴퓨터를 어느 정도 안다 싶으면 노트북을 구매할 때 메모리와 디스크 등 교체가 가능한 부품은 최저 옵션을 사는 걸 추천한다. 제조사에서는 용량만 맞추면 SSD를 달아도 NVMe 수준의 입출력 속도를 내는지 아니면 하드디스크보다 고작 서너 배 나은 SATA 수준의 입출력 속도를 내는지는 전혀 관심이 없다. 즉 수십만원을 더 내고 128GB 옵션에서 1TB 옵션으로 업그레이드를 해도 노트북이 최적의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것이다. 어차피 제조사는 용량만 큰, 최대한 싸구려 수준의 SSD를 달아 줄 테니까. 물론 SSD를 교체하려면 디스크를 복사하거나 윈도우를 직접 설치하는 등의 수고가 필요할 뿐더러 노트북의 칩셋 컨트롤러가 NVMe 수준의 속도를 낼 수 있는지도 확인해야 하므로 (가령 2018년식 델 XPS의 경우에는 컨트롤러의 한계로 아무리 좋은 SSD를 달아 줘도 읽기 속도가 1500 MB/s 정도를 넘지 못한다) 잘 모르겠거나 귀찮으면(...) 그냥 써도 크게 차이가 느껴지지는 않는다.

 

내 노트북에 달려 있는 SSD도 별반 다르지 않다. 나름 110만원 상당의 가격을 자랑하는, 꽤 고가의 제품인데도 불구하고 SSD의 R/W 속도는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아래 벤치마크 결과를 비교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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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ystalDiskMark로 측정한 SSD별 R/W 속도

데스크탑에 달려 있는 삼성 970 EVO SSD는 약 3600 MB/s의 읽기 속도와 2500 MB/s의 쓰기 속도를 보여 준다. 그에 비해 노트북에 달려 있던 KIOXIA의 SSD는 같은 NVMe 방식인데도 불구하고 약 1600 MB/s의 읽기 속도와 800 MB/s의 쓰기 속도를 낸다. 단순 비교로는 약 절반 정도의 성능도 내지 못하는 것이다. 당연히 NVMe 규격이기 때문에 일반 사용자용 3.5인치 하드디스크 중 고급형에 속하는 WD Black 시리즈와도 차원이 다른 속도를 내기는 하지만.

CrystalDiskMark로 측정한 WD Black 하드디스크의 R/W 속도

SSD를 직접 교체하고 윈도우를 설치한 후 내가 사용하던 프로그램들까지 정리한 후에 벤치마크를 해 보니 역시 원래 달려 있던 SSD보다는 훨씬 나은 성능이 나온다. 또한 컨트롤러의 병목현상이 없으므로 약 2400 MB/s의 읽기 속도와 2000 MB/s의 쓰기 속도가 나온다.

CrystalDiskMark로 측정한 Sandisk Ultra 3D SSD의 R/W 속도

얼떨결에 심히 언밸런스한 사양 조합이 생겨 버렸다. 16GB 램에 1TB 하드면 아 고급형 사양이구나 하겠는데, 내 노트북은 8GB 램에 1TB 하드잖아? 통상 8GB 램이 달린 노트북에는 최대 512GB의 SSD가 장착되기 때문에 누가 봐도 SSD 교체했구나 하는 느낌이 확 난다. 그럼 어때, 이제 동영상 편집도 외장하드 없이 쿨하게 자료 모조리 SSD에 옮겨서 할 수 있는데.

 

오늘의 추천곡은 Muse의 Break It To Me. 독특한 멜로디와 분위기를 내는 곡이다. 아, 그리고 가사를 거의 못 알아듣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