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대학 때 미리 해결했으면 지금 부담이 되지 않았을 문제가 있다. 바로 군 입대 문제. 내 민사고 동기들의 대부분은 대학 때 휴학을 신청한 후 군대를 다녀왔다. 그에 비해 나는 학업에 2년치의 쉼표를 찍는 게 싫어 지금까지 계속 미뤘다. 그리고 지금은 박사과정을 한국에서 하며 병역특례로 병역의 의무를 질 계획을 짜고 있다.
군입대를 미루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보다 위험부담이 큰 선택이라고 하는 게 맞을 것 같다. 내년에 카이스트에서 박사과정을 할 수 있게 되면 현명한 선택이라 하고 일이 잘 안 풀리면 현명하지 못한 선택이라고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최악의 경우에는 나보다 한참 어린 사람들과 군대를 가겠지만, 최선의 경우에는 박사학위와 병역해결을 둘 다 잡을 수 있는 일석이조의 상황이 될 것이다.
아무튼, 그 현명했는지 현명하지 못했는지 모를 선택의 일환으로 작년에 갱신한 내 여권은 올해 말에 만료된다. 24세 이하의 미필자는 1년치 여권밖에 발급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와 더불어 항공기 국제선의 경우 탑승일 당시 여권 만료일까지 충분한 시간 (대략 6개월 정도로 친다) 이 남지 않았을 경우 탑승 자체를 거부할 수도 있기 때문에 난 사실상 이번 여름까지 여권을 갱신하지 않으면 캐나다의 본가를 방문할 수 없게 된다. 결론적으로 이번 애틀랜타 여행의 목적은 바로 여권 갱신이었다. 편하게 집에서 우편으로 해결할 수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여권 같은 중요 신분증의 경우 본인이 직접 영사관에 와서 일처리를 해야 한다. 참고로 미성년자의 경우 법적 보호자가 대신 처리해 줄 수 있다.
내가 사는 이 곳에서 애틀랜타까지의 거리는 약 460마일, 즉 약 740km이다. 서울과 부산 간의 거리가 약 330km이니 서울과 부산을 왕복하는 거리보다 살짝 긴 수준이다. 한국에서는 서울-부산 편도 여행도 장거리랍시고 하는데 여기선 지도에서 740km라고 표시해봤자 바로 북쪽에 붙은 주까지의 거리일 뿐이다. 심지어 얼마 전 통역 아르바이트를 하러 갔던 마이애미까지의 거리만 해도 450km 거리인데 사실 그 거리도 차림새는 무슨 동네 마실 나가듯 하고 운전했었다. 그래도 740km는 짧은 거리는 아닌지라 비행기를 타고 갈까 고민했는데, 결국 운전을 해서 갔다.
거리가 길다 하지만 난이도로 치자면 중급/하급 난이도의 코스였다. 애초에 미 동남부가 대체로 평탄한 지형이기도 하고, 날씨 역시 맑았으며, 대부분의 거리가 시원하게 쭉 뻗은 고속도로였던지라 크루즈 컨트롤만 박아 놓고 핸들만 돌리면 되는 루트였다. 전날에 세 달쯤 전에 교체한 엔진 오일과 차를 구매한 후 한 번도 교체하지 않은 엔진 에어 필터를 모두 갈아 준 후 타이어 공기압 역시 점검해 주었다. 네 타이어 모두 언제나처럼 정상적인 수치의 35psi를 가리키고 있었다.
챙긴 짐이라면 다음 날에 갈아 입을 옷과 여권 갱신할 때 필요한 구비 서류, 이불, 그리고 치약과 칫솔뿐. 2014년에 미국 시카고 공항에 처음 도착했을 때 짐이 너무 많아 개고생한 트라우마(?) 때문에 어디든 여행할 때 짐은 최대한 간단하게 챙기는 버릇이 생겼다. 이번 역시 캐리어에 옷을 넣으니 뭔가 허전한 느낌이 들어 억지로 이불까지 우겨넣었는데 그게 밤에 그리도 유용할 줄은 몰랐다.
일요일 오후, 점심 식사를 든든히 한 후 캐리어와 배낭 하나씩 차에 실은 후 잠시 버블티를 사러 근처 카페에 들렀다. 학부 때에는 썸녀와 데이트할 때에도 마시고 친구와 도서관에서 밤샘공부를 할 때에도 마셨던, 흔한 음료였지만 대학원생이 되어 내가 버는 돈의 상당 부분을 생활비에 사용하다 보니 음료수 따위는 뭔가 사치스럽다는 생각이 들어 자주 못 마셨었다. 그래도 장거리 운전을 한다고 버블티를 한 잔 구매한 후 차에 탔다.
그리고 선글라스를 끼고...
그렇게 7시간의 장거리 운전이 시작되었다.
내 운전 패턴은 대략 2시간 가량 운전 후 10-20분간 휴게소에 멈춰 스트레칭을 하고 화장실을 다녀오는 것이다. 운전이야 음악 틀어 놓고 도로의 흐름 따라 핸들만 돌려 주면 되지만 차도 한숨 돌리고 나도 잠시 평화를 느끼기 위해 휴게소에 들른다. 미국의 휴게소는 한국의 휴게소와는 정반대의 분위기를 지닌다. 한국의 휴게소가 먹거리도 많고 사람도 많고 으레 뽕짝한 노래를 틀어 놓는다면 미국의 휴게소는 먹거리는커녕 자판기 몇 대만 달랑 서 있으며 건물이라고는 화장실 건물 (나름 깔끔하긴 하다) 뿐이다. 대개 차 몇 대가 서 있으며, 주차장에는 휴게소에 멈춰 자기 차량 뒤편의 슬리퍼 캡에서 잠을 자는 트럭 기사들의 대형 트럭 몇 대가 조용히 쉬고 있다. 개인적으로 나는 미국의 휴게소 분위기를 좋아한다. 진짜 '미국'만의 느낌이 나는 곳이랄까.
오후 8시 30분경, 나는 한인들이 많은 도시 애틀랜타의 한인마트 체인점인 H-마트에 도착했다. 애틀랜타 다운타운의 북쪽에 위치한 Duluth라는 도시에 위치한 지점을 방문했는데, 그 이유인즉슨 그 근처에 내가 재미있게 봤던 미국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의 촬영지 중 하나인 Gwinnett Place가 위치해 있기 때문이었다. 계획상으로는 H-마트에서 간단한 요깃거리를 구매한 후 Gwinnett Place에 들러 외경을 둘러본 후 근처에 위치한 월마트의 주차장에서 잠을 잘 생각이었다. 사실 배가 좀 고파 아예 식사를 하려 했지만 아쉽게도 H-마트의 푸드코트는 이미 문을 닫은 상태였고, 결국 나는 찹쌀떡 한 팩을 사서 간식거리로 때운 후 Gwinnett Place로 향했다.
Gwinnett Place는 대형 쇼핑몰 같은 곳으로, 한국의 백화점 비슷한 곳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기묘한 이야기' 시즌 3에서 마인드 플레이어와의 최종 전투인 The Battle of Starcourt가 촬영된 장소이기도 했다. 작중 Starcourt Mall이라는 가상의 장소로 등장하는데, 특유의 입구를 사진에 담아 보았다. 짤막하게 검색해 보았을 때 과거의 영광 속에 묻힌 쇼핑몰이라는 얘기가 있길래 아예 문을 닫아 버린 곳인가 했는데 그렇지는 않은 듯했다.
내부에 들어갈 수도 없고 사실 굳이 그러고 싶지도 않을 정도로 귀차니즘이 발동했던지라 사진을 대충 찍은 후 월마트로 향했다. 운 좋게도 월마트 건물 내에는 서브웨이가 있었고, 결국 샌드위치를 하나 사서 저녁 식사로 때웠다. 스파이시 이탈리안 메뉴로, 페퍼로니가 메인이라 한국인 입맛에는 잘 안 맞을 수도 있겠다. 개인적으로 보통 야채류로는 양배추와 토마토, 양파, 피망, 그리고 올리브를 넣고 머스터드 (허니 머스터드가 아니다) 를 뿌려 달라고 한다.
쓸데없는 소리는 그만하고, 하여튼 식사를 마친 후 차를 정리했다. 다 마신 버블티 컵과 다 마신 음료수 병을 버리고, 운전석을 최대한 뒤로 젖힌 후 캐리어에서 원래는 가져올 생각이 없었던 이불을 꺼내 자리에 쫙 폈다. 사람들이 차 안을 볼 수 없게 차 앞유리에는 햇빛가리개를 펴서 설치한 후 차 문을 잠그고 창문을 조금씩 열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문루프를 개방한 후 자리에 누웠다.
때는 오후 11시 30분쯤 되었는데, 아무래도 평소 새벽 1-2시에 잠드는 나에게는 바로 잠을 자기에 좀 이른 시각인지라 미리 다운받아 놓은 넷플릭스의 영화, 'The Red Sea Diving Resort'를 보기 시작했다. 출연진 중 내가 아는 배우는 마블 코믹스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캡틴 아메리카로 유명한 크리스 에반스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인 '셔터 아일랜드'의 존 코리 의사 역으로 출연한 벤 킹즐리 뿐이었지만 꽤 재밌게 보았다. 주제가 예루살렘으로 가려 하는 무슬림교 에티오피아인들의 피난을 다루는지라 내가 평소에 관심가지는 장르와는 거리가 멀었지만 스토리가 나름 괜찮았으며 현실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이 와닿는 영화였다. 세계 10위권의 선진국에 사는 우리뿐만 아니라 제1세계 대부분의 사람들이 잊고 지내지만 사실 더 관심을 가져야 하는 지구의 사실상 유일한 무법지대인 아프리카와 그 곳에 사는 사람들의 고통이 드러나는 영화기도 했고.
영화를 다 본 후에도 잠을 편하게 자기는 힘들었다. 자세가 불편해서는 아니었다. 작년 3월에 룸메이트와 산속으로 캠핑을 갔을 때 비가 와서 불을 피우지도 못하고 가져온 텐트도 방수가 아니라 무용지물이 되자 차에서 잔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더위 때문이었다. 추우면 뭐라도 더 껴입고 자면 되지만 더우면 도무지 대책이 안 서기 때문이다. 결국 공기가 통할 수 있도록 더 넓은 자리를 마련하고자 뒷좌석을 접어 트렁크까지 공간이 연결되게 한 후 하반신은 트렁크에, 상반신은 뒷좌석의 뒷판에 놓고 잠을 잤다.
늦은 밤이 되자 비가 살짝 오기 시작했다. 창문은 열어 두었지만 문루프는 어쩔 수 없이 닫아야 했다. 물론 그 때문에 안 그래도 더웠던 차 내부가 더 더워지기는 했지만. 결국 덥다고 뒤척이느라 잠을 거의 못 잤다. 한 두 시간 정도 잤나? 그 외에는 눈을 붙이긴 붙였는데 잠을 잔 건지 눈만 붙이고 있었던 건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결국 밤새 뒤척이다가 새벽 6시 30분쯤 일어나 양치와 세수를 하고 옷을 갈아 입었다. 갈아 신을 신발도 가져왔었는데 귀찮기도 하고 맨발이 편하기도 해서 결국 계속 슬리퍼만 신고 다녔다. 그리고 근처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한 잔 했다. 커피 역시 꼭 돈을 주고 마실 만큼 좋아하는 음료도 아니고 개인적으로 사치라고 생각해서 1년에 두 세번 마실까 말까 하는데, 그 날은 커피라도 퍼마시지 않으면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너무나도 졸릴 것 같았다. 아침 식사는 H-마트에서 한식으로 하기로 했다. 사실 한식이라기에는 좀 민망하고, 분식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떡볶이 1인분, 그리고 야채김밥 한 줄. 한국에서 먹는 것보다야 질이 떨어지는 맛이지만, 떡볶이는 6개월만에, 그리고 김밥은 1년만에 먹어 보는 메뉴였다. 나름 맛나게 먹었다. 평소에 먹는 라면이나 카레라이스보다야 훨씬 낫지.
그렇게 아침 식사를 마친 후에는 바로 영사관으로 향했다. 아침 9시경이라 다행히도 차가 막히지는 않았다. 영사관이 애틀랜타 다운타운 한가운데에 콕 박혀 있는지라 시간 잘못 잡았으면 교통 체증 때문에 거북이 행진을 했을 것이다. 영사관 건물 바로 옆의 주차장 건물에 주차를 한 후 영사관을 방문했다. 다운타운에 있는 만큼 거대한 마천루 21층에 위치해 있었는데, 재미있게도 아파트마냥 초인종을 누르면 카메라를 통해서 방문자를 확인한 후 문을 열어 주는 방식이었다.
대기표를 뽑은 후 여권 갱신 신청서를 작성하니 내 번호가 떴다. 사람이 없다 보니 대기 시간은 5분 남짓 되었다. 여권 갱신을 도와준 분은 어떤 누나였다. 나보다 몇 살 정도 많아 보였는데, 이미 여권과 병역연기허가서 때문에 한두번 통화를 했는지라 목소리는 알고 있었다. 그 누나 역시 내가 서류를 건네주니 바로 날 기억했다.
안녕하세요. 여기 필요한 것들 준비했습니다.
여권 갱신하러 오신 거죠? 병역허가서는 준비하셨나요?
네, 거기 있습니다.
아, 여기 있네요. 어? 이름 기억날 것 같아.
하하, 진짜요?
운전해서 온 거예요?
네.
힘들었겠다. 캐나다는 갔다 왔어요?
아직 안 갔다 왔습니다.
에? 저번에 전화했을 때 캐나다 간다고 그러지 않았어요?
네, 이 여권 갱신하고 갔다 올 겁니다.
아~ 그래서 여권 갱신하러 온 거구나. 근데 이거 2021년까지만 되는 건 알고 있죠?
예. 어차피 내년에 귀국할 계획이라 상관없습니다.
오, 진짜요?
네. 박사는 딸 거니깐 걱정 마세요, 하하.
근데 박사 하면 뭐 할 거예요?
음... 연구원?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런 소소한 얘기를 하며 여권 갱신을 완료했다. 애틀랜타 총영사관을 구글에 검색해 보면 여기에 근무하려면 싸가지가 없어야 하는 조건이라도 있냐는 비판이 있던데, 내가 눈치가 없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이 누나는 마냥 싹싹하게만 굴지는 않을지언정 되게 친절하게 도와 주었다. 여기 오는 한국인들은 굽신굽신거리는 걸 친절이라 생각하는 건가 싶었다. 옆에 재외국민을 도와주는 쪽에서 동남아 출신으로 생각되는 아이들 세 명이서 뭐라뭐라 하는데 한국인인 영사관 직원 분과 소통이 안 되서 서로 쩔쩔매는 것을 보며 누나는 여권 서류에 도장을 찍으며 킬킬대고 나는 옆을 힐끗힐끗 보며 킬킬대기도 하며 짧지만 재미있게 일처리를 했다. 마지막으로 그 누나에게 캐나다행 비행기를 2주 내에 출발하는 쪽으로 예약할 생각인데 여권을 최대한 빨리 받을 방법이 없냐 물어보니까 DHL 우편배송으로 하면 된다는 고마운 대답을 해 주었다. 그 덕에 난 마음 편하게 여권도 갱신 신청을 해 놓고 비행기표도 구매할 수 있었다. 앞으로 볼 일은 없겠지만 친절하게 일처리를 도와 주신 그 누나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영사관을 나온 후 나는 바로 '기묘한 이야기' 촬영지 중 꼭 들르고 싶었던 곳을 향해 떠났다. 집으로 출발하기 전 마지막 경유지였다. 바로 작중 Hawkins Middle School이라는 곳으로 등장하는 폐교였다. 아직도 상업 건물로서의 기능을 하고 있는 Gwinnett Place와는 달리 이 곳은 폐교를 촬영지로 활용한 장소였던지라 촬영 당시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역시 차에 내려 둘러보지는 않고 건물 바깥에서 사진 몇 장을 찍은 후 출발했다.
오는 길은 가는 길보다 고되었다. 뭐 어느 여행이 그렇지 않겠냐마는, 하필 잠을 두 시간밖에 못 잔 탓에 휴게소에 더욱 자주 들러야 했다. 잠시 차를 멈추고 시동을 끈 후 에어컨의 냉기가 가시기 전에 잠들어 20분 정도 눈을 붙이고 출발하는 식이었다. 다행히도 난 졸음운전을 할 정도로 안전의식이 없지도 않았기 때문에 너무나도 졸리면 주유소에서라도 잠시 멈춰서 눈을 감았다. 속도는 오히려 더 냈던 것 같다. 빨리 집에 가고 싶다는 마음 때문이었으리라. 주유소에서 주유를 할 때에는 캔커피를 사서 마시기도 했다. 미국답게 캔커피랍시고 파는 게 500mL 페트병급 덩치를 지닌다. 물론 너무나도 졸렸던 나에게는 부족하면 부족했지 많지는 않은 사이즈였다. 체질상 커피 같은 에너지 드링크의 효과를 잘 느끼지 못하는 게 아쉬웠다. 커피를 마셔도 졸렸으니 말이다. 집에 와서는 제일 급했던 샤워를 먼저 한 후 바로 쓰러져 잤다. 누가 그랬던가, 인간의 3대 욕구는 성욕 수면욕 식욕이라고. 당시 나에게는 수면욕이 견디기 버거울 정도로 강했다. 항상 에어컨이 돌아가 시원한 방의 침대에 누워 이런 푹신함은 처음이야, 라는 생각을 하며 잠에 들었다.
전체적으로 꽤 재미있는 여행이었다. 성격상 혼자 음악을 들으며 운전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었다. 누가 또 나에게 장거리 여행을 가자고 하면 긍정의 대답을 할 것 같다. 혼자 가도 이리 재미있는데, 누구와 같이 간다면 그 재미가 배가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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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원래 이틀 전쯤에 올리려 했는데 연구 일정이 좀 바빠서 늦어졌다. 다행히도 여행의 기억이 잊혀지기 전에 기록으로 남겨 두었으니 이제 두고두고 읽을 수 있겠다.
이번 글에는 영국의 록 그룹 Muse의 2018년 앨범 Simulation Theory의 11번 트랙 The Void를 선곡한다. 분위기에 잘 어울려서라기보다는 여행 중 밤에 차에서 영화를 본 후 잠이 오지 않아 보았던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Another Life'에 사용된 곡이기 때문이다. 곡 자체가 마음에 들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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