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바빠서 (그리고 귀찮아서) 필름 카메라를 잘 안 건드렸다. 전주로 이사오고 나니 근처에 괜찮은 사진관도 딱히 안 보이고, 카메라를 가지고 다닐 일은 더더욱 없고 해서. 물론 마음을 먹으면 전북대 근처에서도 이것저것 찍을 만한 것들이 있겠지만, '굳이' 그럴 필요성을 잘 못 느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드디어 귀차니즘을 극복하고 그 동안 모아 두었던 필름들을 한 방에 몰아서 현상해 보았다. 이번 글에서 공유하는 사진들은 사실 내 유일한 현역 똑딱이인 올림푸스 스타일러스 줌 160의 첫 롤(소위 테스트롤)인데, 결과물을 보니 역시 똑딱이는 다루기 쉽다는 느낌이 든다. 그냥 찍고 싶은 피사체를 보고 셔터버튼만 눌렀는데 몇 장 빼고는 모두 괜찮은 결과가 나왔다. 내가 가장 아끼는 카메라인 FM2를 수동으로 이렇게 저렇게 조작하면서 찍은 사진과 크게 다를 게 없을 정도. 물론 아웃포커싱이나 심도 조절 등은 안 되지만, 그거 외에는 똑딱이도 꽤 괜찮지 싶다.
아무튼 각설하고, 사진을 보자.
먼저 내가 자주 가던, 김포의 어느 카페. 똑딱이 감성도 나쁘지 않네 싶다.
그 다음은 7월에 다녀왔던 제주도 출장. 학회 일정을 하루 건너뛰고 차를 빌려 이곳저곳 놀러다녔던 날이다.
귀찮아서 혹은 바빠서 필름사진을 안 건드리다가도, 이렇게 현상한 결과물을 볼 때마다 아... 내가 그래서 필름사진을 좋아했지 하는 생각이 든다. 이번에도 역시, 필름의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아 급하게 카메라를 다시 든 것이긴 하지만 그래도 역시 정감이 가는 건 버튼 하나만 누르면 찍히는 폰카보다는 한 장 한 장 정성들여 찍는 필름사진이다.
오늘의 추천곡은 Citizen Cope의 'Let the Drummer Kick.' 예전에 봤던 영화 'Accepted'의 OST로 처음 접한 곡이다. 가사는 그저 명사를 쭈욱 나열한 수준이라 도대체 주제가 뭔지 잘 모르겠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열린 결론(?)을 가진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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