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hilosopher's Haven

어느 20대 후반 남자의 이런저런 이야기들

사진 기록

필름 사진 7화 - 오랜만에 돌아온 아날로그 감성 1

abcdman95 2022. 10. 21. 20:59

그 동안 바빠서 (그리고 귀찮아서) 필름 카메라를 잘 안 건드렸다. 전주로 이사오고 나니 근처에 괜찮은 사진관도 딱히 안 보이고, 카메라를 가지고 다닐 일은 더더욱 없고 해서. 물론 마음을 먹으면 전북대 근처에서도 이것저것 찍을 만한 것들이 있겠지만, '굳이' 그럴 필요성을 잘 못 느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드디어 귀차니즘을 극복하고 그 동안 모아 두었던 필름들을 한 방에 몰아서 현상해 보았다. 이번 글에서 공유하는 사진들은 사실 내 유일한 현역 똑딱이인 올림푸스 스타일러스 줌 160의 첫 롤(소위 테스트롤)인데, 결과물을 보니 역시 똑딱이는 다루기 쉽다는 느낌이 든다. 그냥 찍고 싶은 피사체를 보고 셔터버튼만 눌렀는데 몇 장 빼고는 모두 괜찮은 결과가 나왔다. 내가 가장 아끼는 카메라인 FM2를 수동으로 이렇게 저렇게 조작하면서 찍은 사진과 크게 다를 게 없을 정도. 물론 아웃포커싱이나 심도 조절 등은 안 되지만, 그거 외에는 똑딱이도 꽤 괜찮지 싶다.

 

아무튼 각설하고, 사진을 보자.

 

먼저 내가 자주 가던, 김포의 어느 카페. 똑딱이 감성도 나쁘지 않네 싶다.

 

Olympus Stylus Zoom 160, Kodak ColorPlus 200

 

그 다음은 7월에 다녀왔던 제주도 출장. 학회 일정을 하루 건너뛰고 차를 빌려 이곳저곳 놀러다녔던 날이다.

 

Olympus Stylus Zoom 160, Kodak ColorPlus 200

 

Olympus Stylus Zoom 160, Kodak ColorPlus 200

 

Olympus Stylus Zoom 160, Kodak ColorPlus 200

 

귀찮아서 혹은 바빠서 필름사진을 안 건드리다가도, 이렇게 현상한 결과물을 볼 때마다 아... 내가 그래서 필름사진을 좋아했지 하는 생각이 든다. 이번에도 역시, 필름의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아 급하게 카메라를 다시 든 것이긴 하지만 그래도 역시 정감이 가는 건 버튼 하나만 누르면 찍히는 폰카보다는 한 장 한 장 정성들여 찍는 필름사진이다.

 

오늘의 추천곡은 Citizen Cope의 'Let the Drummer Kick.' 예전에 봤던 영화 'Accepted'의 OST로 처음 접한 곡이다. 가사는 그저 명사를 쭈욱 나열한 수준이라 도대체 주제가 뭔지 잘 모르겠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열린 결론(?)을 가진 것 같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