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hilosopher's Haven

어느 20대 후반 남자의 이런저런 이야기들

사진 기록

필름 사진 6화 - 일상 스냅들

abcdman95 2021. 8. 10. 23:58

이번엔 처음으로 '고급' 필름인 포트라 400을 FM2에 물려 써 보았다. 동시에 조르키에는 꽤나 저렴하지만 아직 안 써 보았던 켄트미어 PAN 400을 장전했다. 전체적인 느낌을 적자면 포트라는 너무 청량하지도 너무 누렇지도 않은, 그리고 필름사진 특유의 '입자감'이 느껴지면서도 그 그레인이 심하지 않으며, 켄트미어는 상대적으로 거친 이미지와 함께 흑백필름만이 가진 '오래된' 감성이 보인다.

 

기술적인 이야기를 좀 적자면, 켄트미어를 내장 노출계가 없는 조르키에 장전해 놓고 현재 공기계로 놔둔 아이폰을 노출계로 썼는데 약간 과노출이 된 사진들이 좀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초점이 살짝씩 안 맞은 사진들이 있는 걸 보아 역시 RF카메라에 완벽히 적응되지는 않은 것 같다.

 

아무튼, 사진을 보자!

 

강화도에서 찍은 사진들. 사실 항구 감성을 좀 느껴 보고 싶었는데 항구가 일반인 출입금지(...)였던지라 시골 감성만 실컷 느끼고 왔다.

 

Nikon FM2, Kodak Portra 400

 

Nikon FM2, Kodak Portra 400

 

다음은 8년 전까지 살았던 부천 상동의 어느 동네. 과거의 고향과 지금의 내 차를 담은, 나름 의미 있는 사진이다.

 

Nikon FM2, Kodak Portra 400

 

그리고 김포에 위치한, 내 최애 카페. 과외를 할 때마다 온 곳인데, 분위기도 좋고 사람도 많지 않고 무엇보다 나도 그분도 가기 참 편한 곳이다. 전주로 이사를 온 지금도 이 카페는 자주 그립다.

 

Nikon FM2, Kodak Portra 400

 

롯데월드타워. 미국에서 친해진 어느 누님과 7개월 만에 만난 곳이다. 해가 지고 나서 찍은 사진이었던지라 사실상 버리는 사진이라 생각했는데, 예상보다 너무 잘 나왔다.

 

Nikon FM2, Kodak Portra 400

 

어제 입대한 내 첫 과외생에게 밥을 사주겠다고 달려온 수원. 차가 너무 막혀서 다시는 가고 싶지 않지만, 베트남 식당은 언제나 옳다!

 

Nikon FM2, Kodak Portra 400

 

그리고 파주의 어느 카페. 원래는 금촌역 근처의 공차에서 과외를 했는데, 내가 뚜벅이를 졸업(?)하고 나서부터는 이 곳으로 오기 시작했다. 사람도 훨씬 적고, 메뉴도 저렴하고 (그러면서 맛은 좋고!), 그리고 무엇보다 주차하기 편하다.

 

Nikon FM2, Kodak Portra 400

 

Nikon FM2, Kodak Portra 400

 

최근에 놀러갔던 보광사. 사찰은 언제나 조용하지만, 코로나의 영향인지 평소보다 더욱 조용한 모습이었다. 아, 물론 사찰 옆의 계곡은 코로나가 뭔지 싶을 정도로 시끌벅적했다.

 

Nikon FM2, Kodak Portra 400

 

Nikon FM2, Kodak Portra 400

 

마지막으로 보광사에서 조금 더 가면 나오는 마장호수. 흔들다리도 건너 보고 싶었는데 주차장에 자리가 없었다.

 

Nikon FM2, Kodak Portra 400

 

요새는 일이 바빠서 사진을 잘 안 찍게 된다. 정확히 말하면 일이 바쁘다기보다는 일 + 정착 + 과외라는 3콤보 때문에 바쁜 거지만, 아무튼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게 큰 의미가 없을 정도로 셔터를 누를 일이 없다. 이따금씩 연습하다가 여자친구 생기면 많이 찍어 줘야지.

 

오늘의 추천곡은 오아시스의 'Don't Look Back in Anger.' 어디서 들었는지 잘 기억은 안 나는데 (김포의 그 최애 카페에서 들었던가?) 오래됐지만 꽤 마음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