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hilosopher's Haven

어느 20대 후반 남자의 이런저런 이야기들

취미 6

필름 사진 8화 - 오랜만에 돌아온 아날로그 감성 2

이번 글에는 저번 화에 이어서 내 가장 소중한 명기 FM2에 내게 가장 친숙한 필름 코닥 포트라 400을 물려 찍은 사진들이다. 지금 FM2에는 내가 처음 사용해 보는 필름인 씨네스틸 800T가 물려 있는데 솔직히 말하면 그 결과물이 더 기대되기는 하지만 구관이 명관이라고 포트라 400은 이제 꽤 익숙한 필름이 되었으며, 해서 이제는 망한 사진은 거의 안 나오는 편이다. 사진을 보자, 사진을! 먼저 연구소 근처에 있는 카페. 청록색이 컨셉인 듯한 이 카페는 가격대는 좀 있지만 분위기가 좋아서 가는 편이다. 다음은 제주도 사진. 컬러플러스 200으로 같은 곳에서 찍은 사진과 비교해 보면 컬러플러스200이 더 따뜻한 색감을 지니고 있으며, 동시에 FM2가 역시 똑딱이보다는 선예도가 높은 듯하다. 다른 말로 ..

사진 기록 2022.10.21

필름 사진 7화 - 오랜만에 돌아온 아날로그 감성 1

그 동안 바빠서 (그리고 귀찮아서) 필름 카메라를 잘 안 건드렸다. 전주로 이사오고 나니 근처에 괜찮은 사진관도 딱히 안 보이고, 카메라를 가지고 다닐 일은 더더욱 없고 해서. 물론 마음을 먹으면 전북대 근처에서도 이것저것 찍을 만한 것들이 있겠지만, '굳이' 그럴 필요성을 잘 못 느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드디어 귀차니즘을 극복하고 그 동안 모아 두었던 필름들을 한 방에 몰아서 현상해 보았다. 이번 글에서 공유하는 사진들은 사실 내 유일한 현역 똑딱이인 올림푸스 스타일러스 줌 160의 첫 롤(소위 테스트롤)인데, 결과물을 보니 역시 똑딱이는 다루기 쉽다는 느낌이 든다. 그냥 찍고 싶은 피사체를 보고 셔터버튼만 눌렀는데 몇 장 빼고는 모두 괜찮은 결과가 나왔다. 내가 가장 아끼는 카메라인 FM..

사진 기록 2022.10.21

필름 사진 6화 - 일상 스냅들

이번엔 처음으로 '고급' 필름인 포트라 400을 FM2에 물려 써 보았다. 동시에 조르키에는 꽤나 저렴하지만 아직 안 써 보았던 켄트미어 PAN 400을 장전했다. 전체적인 느낌을 적자면 포트라는 너무 청량하지도 너무 누렇지도 않은, 그리고 필름사진 특유의 '입자감'이 느껴지면서도 그 그레인이 심하지 않으며, 켄트미어는 상대적으로 거친 이미지와 함께 흑백필름만이 가진 '오래된' 감성이 보인다. 기술적인 이야기를 좀 적자면, 켄트미어를 내장 노출계가 없는 조르키에 장전해 놓고 현재 공기계로 놔둔 아이폰을 노출계로 썼는데 약간 과노출이 된 사진들이 좀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초점이 살짝씩 안 맞은 사진들이 있는 걸 보아 역시 RF카메라에 완벽히 적응되지는 않은 것 같다. 아무튼, 사진을 보자! 강화도에서 찍..

사진 기록 2021.08.10

필름 사진 5화 - 이것저것 사진모음

요즘은 출사를 나갈 일이 많지 않다. 날씨가 덥기도 하거니와, 작정하고 카메라를 챙겨 나가는 것도 좋지만 소소한 일상 속에서 셔터를 한두 번 누르는 것도 의외로 재미있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출사를 나가면 사진이야 많이 찍지만 필름을 써야 한다는 강박관념 같은 게 생기는데, 그런 마인드로 사진을 찍다 보면 건질 게 많이 남지 않게 된다. 오히려 평소에 카메라를 들고 다니다가 괜찮다 싶은 게 보이면 한두 장 찍는 게 더 나은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이번 롤은 딱히 주제가 있는 것도 아니고, 한 곳에서 찍은 것도 아니다. 심지어 혼자 찍은 것도 아니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한두 장, 서너 장 찍던 게 모여서 이번 사진집을 구성하게 되었다. 조금 기술적인 얘기를 하자면, 요즘은 FM2에 표준 단렌즈만 ..

사진 기록 2021.06.27

사진은 왜 찍어요?

요새 워라밸이라는 말이 꽤 핫하다. 워크-라이프 밸런스의 약자로, 일과 인생의 균형을 잡는다는 뜻이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말이지만, 일에 파묻혀 사는 한국인들에게는 없어서는 안 되는 개념이기도 하겠다. 난 어떨까? 나에게 일은 연구이다. 내가 지난 5년 간 몸담았던 나노공학 분야와 관련된 모든 것이 나의 '일'이다. 뭐 지난 3년은 95%를 일만 하면서 살았으니 어떻게 보면 내 '일'이자 '인생'이었지. 나노공학은 나에게 있어 특별한 목적이 있어서 시작한 분야는 아니었지만, 시작하고 보니 특별해진 분야였다. 지금 돌아봐도 전공 하나는 참 잘 골랐다는 생각이 든다. 공대 부심을 갖고 있는 나에게 잘 어울리고, 최첨단 중에서도 최첨단 기술을 개척하는 분야이고, 심지어 정신줄 놓고 있다가는 심하게 다치거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