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hilosopher's Haven

어느 20대 후반 남자의 이런저런 이야기들

일상이야기

휴대폰을 교체하게 되었다.

abcdman95 2020. 7. 17. 15:00

나는 원래 물건은 두고두고 오래 쓰는 편이다. 2008년 중학교 1학년 때 사서 지금도 사용 중인 필통부터 시작해서 대학생 때 각종 동아리 활동에서 얻은 티셔츠 몇 장도 최대 5년째 잘만 입고 다닌다. 손목시계는 현재 5년째 사용 중인 물건이 있으며, 딱히 새로 구매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 않는다. 작년 전체를 통틀어 옷 산다고 쓴 돈이 아마 $100 남짓이었던가?

 

그런데 전자제품은 최대한 트렌드를 따라가려 하는 것 같다. 3년 반 동안 잘 쓰던(?) 게이밍 노트북을 $450에 팔아넘긴 후 최신 부품을 끼워넣은 데스크탑을 장만했으며, 1년 가량 쓰던 1세대 서피스 랩탑을 $400에 팔아넘긴 후 AMD의 저전력 CPU 중 최근에 출시된 라이젠 7 4700U를 장착한 HP 엔비 13 x360을 구매했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휴대폰을 교체했다. 2018년 여름, 대학생 때 구매해 2년간 잘 사용했던 아이폰 SE를 아빠에게 드린 후 나는 스프린트에서 갤럭시 S9을 구매해 사용했었다. 대화면 스마트폰을 원했던 나에게 5.8인치의 화면은 꽤나 만족스러웠고, 그 후 2년간 정말 유용하게 잘 써먹어 왔다.

 

그런데 시대의 흐름은 어쩔 수 없는 건지, 출시 당시에도 그닥 넉넉한 용량은 아니었던 4GB의 램이 발목을 잡기 시작했고, 휴대폰으로도 슬랙과 디스코드, 카카오톡과 위챗 등 다양한 메신저를 동시에 사용하는 나는 새로운 휴대폰에 대한 필요성을 느꼈다. 하지만 컴퓨터 분야에서는 내가 나름 '파워유저'일지라도 스마트폰은 절대 무겁게 돌릴 이유가 없는지라 최신 중의 최신 휴대폰을 굳이 사용할 필요는 없었다. 더불어 난 무선 이어폰으로 갤럭시 버즈를 사용하고 있었고, 해서 삼성 휴대폰을 주로 고려하고 있었는데 갤럭시 S20는 가격도 가격일 뿐더러 그 후면 디자인은 도무지 공감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바로 전 세대 휴대폰인 갤럭시 노트 10 시리즈는 디자인도 호감이 가고 성능도 적절했다. 그래서 최종적으로 선택한 물건은 갤럭시 노트 10 플러스. 다른 건 그렇다 쳐도 무려 12GB나 되는 램은 솔직히 입이 떡 벌어지는 용량이었다. 내 세컨드 컴퓨터인 HP 엔비가 램이 8GB인데....

 

내가 사용하던 갤럭시 S9은 역시 이베이에서 중고로 팔아넘길 생각인데, 아빠랑 전화를 하다 이 얘기를 하니 아빠는 또 이것도 관심이 가시는 모양이었다. 안 팔리면 그냥 포장 그대로 가져가서 아빠한테 선물해 드려야지. 휴대폰을 2년간 사용하면서 케이스에서 꺼낸 적이 얼마 없다 보니 후면은 거의 새것 그대로고, 떨어뜨린 적도 별로 없어서 전면에는 잘 보이지 않는 스크래치가 좀 있을 뿐이다. 그리고 북미 버전 S9에 탑재된 스냅드래곤 845와 4GB의 램, 그리고 1440p의 시원시원한 화면은 나처럼 일하면서도 휴대폰을 사용해야 하는 사람이 아니면 넉넉한 사양이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이렇게 직!사!각!형!한 디자인의 기기를 정말 좋아한다.

현재 두 기기 모두 가지고 있는 입장에서 S9과 노트10 플러스의 크기를 비교해 보면 솔직히 놀랍다. 노트10 플러스를 사용하다가 S9을 잠깐 건드려 보면 화면은 원래 이리도 작았는지, 덩치는 원래 한 손에 이리도 쏙 들어올 정도였는지 신기하다는 생각이 든다. 노트10 플러스는 사용하다 보면 이건 진짜 패블릿인데. 6.8인치의 대화면은 베젤이 거의 없는 디자인상 덩치에 비해 큰 화면임에도 불구하고 한 손으로 쓰기에는 꽤나 부담스럽다.

 

갤노트 시리즈 자체는 사용하다 보면 헤어나올 수 없는 기기라고들 한다. 그리고 나도 일부러 의식해서 S펜을 써 보니 급할 때 필기하는 용도로는 정말 좋은 것 같다. 연구를 하다 보면 문득 드는 생각들을 어딘가에 적어 놓아야 할 때가 있는데, 그럴 때 S펜을 딸깍 꺼내서 후딱 메모를 작성하고 펜을 넣으면 알아서 저장이 된다. 기술의 발전이란... 아무튼 이 기능은 없이 살 때는 모르지만 써 보고 나면 없이는 살 수 없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는 말이 맞는 듯하다.

 

그 외에는 배터리, 화면 등 모두 만족스럽다. 전날 85% 가량인 상태로 유튜브를 보다가 잠들어도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면 75% 정도가 남아 있고, 그대로 외출했다 들어와도 30% 이상 남아 있다. 성능이 빠릿한 것도 좋지만 역시 배터리는 필수야...

 

아, 그리고 디자인. 개인적으로 갤럭시 S9의 디자인을 정말 좋아했었는데 갤럭시 노트10 플러스 옆에 두고 보니 위아래 있는 베젤이 이렇게 넓어 보일 수가 없었다. 난 상술에 당한 것인가. 아무튼 전체적으로 아직도 적응이 완벽히 되진 않은 엄청난 덩치 외에는 대만족하며 사용 중이다. 가격 역시 $600 남짓하는 가격에 구매했기에 부담도 적고, 결정적으로 기기를 변경하면서 통신사 역시 스프린트에서 티모바일로 변경했는데, Prepaid 플랜을 사용하면서 매달 $40에 달하던 통신비가 $15로 줄어 버렸다. 2014년부터 2018년까지 티모바일을 사용하다가 스프린트로 2년 생활 후 다시 티모바일로 돌아간 것이다. 그런데 역시 티모바일은 가성비가 좋은 듯하다. 고작 $15에 통화/문자 무제한에 LTE 데이터 2GB라니. 매달 데이터를 맘 놓고 써도 1GB도 채울까 말까 하는 입장에서는 꿀이다.

 

이만 줄이고, 추천곡 하나 선곡하려 한다. 이번에는 Green Day의 2009년 음반인 21st Century Breakdown에 수록된 곡, Last Night on Earth이다. 록밴드이지만 이런 서정적인 멜로디도 잘 소화하는 Green Day 당신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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