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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픽하이 - Lullaby for a Cat

abcdman95 2019. 9. 2. 13:35

에픽하이 - 'sleepless in ______' - 'Lullaby for a Cat'

난 개인적으로 한국 힙합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미국 힙합을 같이 들어 보면 그렇다. 1996년 9월 13일 사망한 전설적인 미국 힙합 래퍼 Tupac의 명곡 'Dear Mama'를 들어 봐도 그렇다. 되도 않는 영단어를 집어 넣어 가면서 운동도 안 해 젓가락마냥 얇은 팔로 '이것이 스웩이다!'를 외치며 상대방을 까내리는 가사가 아니라 자신의 어머니에게 바치는 아름다운 가사의 곡이다.

 

A poor single mother on welfare, tell me how ya did it / 보조금으로 사는 가난한 미혼모였던 어머니, 그걸 어떻게 견디셨나요
There's no way I can pay you back / 어떻게 그 은혜를 갚을 수 있을까요

 

아니면 한국에서 훨씬 잘 알려진 래퍼인 에미넴의 명곡 'When I'm Gone'을 들어 보자. 자신의 삶을, 가치관을, 그리고 세상을 보는 시선을 담은 가사가 들린다.

 

When I'm gone just carry on, don't mourn / 내가 사라져도 슬퍼하지 말고 계속 살아가렴
Rejoice every time you hear the sound of my voice / 그리고 내 목소리가 들릴 때마다 기뻐하길 바래

 

그리고 그렇게 주옥같은 가사를 쓰는 한국 힙합 그룹이 있다. 바로 에픽하이. 내가 유일하게 즐겨 듣는 아티스트이다. 물론 MC 스나이퍼의 '인생 ft. 웅산' 같은 곡도 있지만 끊임없이 아름다운 가사를 쓰는 아티스트는 에픽하이 뿐이다. 그 주제가 사랑이 되었든, 인생이 되었든, 아니면 가족이 되었든. 이번에는 그 에픽하이의 2019년 앨범 'sleepless in __________'에 수록된 곡, 'Lullaby for a Cat'을 추천한다. 제목을 한국어로 직역하면 '고양이를 위한 자장가'인 이 노래를 고양이에게 들려 줬더니 고양이가 정말로 잠들었다는 귀여운 일화도 있을 정도로 조용하지만 그러면서도 가치 있는 가사가 들려 오는 곡이다. 앨범 전체가 잠이 오지 않는 밤 의식의 흐름을 묘사한 분위기를 풍기는데, 그 마지막을 장식하는 곡이라 그런지 더욱 조용하다. 깊은 밤, 밖에서 맥주 한 잔을 마시며 별이 뜬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들려올 것만 같다. 추가로 가장 마음에 드는 구절을 적어 놓는다.

 

Please keep me disinvited, tuck you in / 난 끼워 주지 마, 널 재워 줄래
As I tuck another tear behind my eyelids / 내 눈 속의 눈물도 잠재우면서
Good night / 잘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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