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내 멘탈이 얼마나 약해졌는지 약간 감이 오는 날이었다. 연구 계획대로라면 아침에 라만 분광기로 탄소 입자의 라만 스펙트럼을 분석한 후 오후에는 단층 MoS2을 만들기 위한 첫 작업인 전자빔 증착장비 (e-beam evaporator, 전자총을 사용해 원하는 면적에 몇 나노미터-마이크로미터 두께의 금속 막을 입힐 수 있는 장치) 를 사용해 다층 MoS2가 준비된 실리콘 웨이퍼에 40nm 두께의 금을 입히는 작업을 할 예정이었다. 머피의 법칙이라던가, 일이 꼬이려면 모든 일이 깔끔하게 꼬여 버리는 것을. 오늘이 딱 그런 날이었다. 1400 cm-1과 1600 cm-1 부근에서 선명한 신호가 보여야 했을 탄소 입자 샘플에서는 무슨 이유였는지 1400 cm-1 신호만 보였으며, 전자빔 증착장비로 금박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