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명언이라기보다는 마음을 울리는 시를 가져와 보았다. 제목은 심순덕 시인의 시인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주중 5-6번 통화를 하면서 들리는 엄마의 목소리는 정말 행복해 보이진 않더라도 소소한 일상을 즐기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마저도 난 '엄마가 조금 더 행복했으면, 조금 더 누렸으면 좋겠는데'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어렸을 때는 엄마가 미울 때도 많았고, 속을 썩인 적도 정말 많았다. 여느 자식들처럼. 지금은 사이도 좋고 엄마와 말다툼하는 일도 거의 없지만, 이 시를 읽다 보면 내가 어렸을 때 고생했던 엄마의 모습들이 주마등처럼 뇌리를 스쳐지나가곤 한다.
추천곡은 양희은의 '엄마가 딸에게'. 제목이야 엄마가 딸에게지만 사실 부모가 자식에게 하는 말이나 다름없지 않을까 한다.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 심순덕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뒤꿈치 이불이 다 해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썩여도 전혀 끄떡없는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싶다
외할머니 보고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 줄만....
한밤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엄마를 본 후론
아!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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