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사진이야 대략 감을 잡았는데 야간 사진은 도무지 어떻게 찍어야 할지 모르겠던 중, 갑자기 삘(?)을 받아 출사를 나갔다. 그것도 삼각대 + 카메라 2대 + 렌즈 및 필터 풀세트를 들고. 다 써봐야지, 하는 생각보다는 뭔가 필요하면 있는 게 좋겠지, 하는 생각에서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DSLR로만 50장 넘게 찍었는데 대부분 망했다. 삼각대 상태도 메롱이었거니와, 추운 날 마스크 쓰고 뷰파인더를 보자니 습기가 차서 초점을 맞추는 게 쉽지 않았다.
사진에는 연습이 없다는데, 딱히. 연습이니까 대충 찍어도 된다는 마음가짐을 버리라는 의미인 것 같기는 한데, 지금까지 찍어 온 걸 보면 경험이 있어야 소위 '뇌출계'도 잘 작동(?)하고 구도도 어떻게 하면 잘 잡을 지 감이 오고 심지어 삼각대를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도 알게 된다. 그리고 난 어차피 출사 한 번 나갈 때마다 한 장이라도 괜찮은 사진을 건지면 성공이라고 생각하는 마인드라 이번에도 망하긴 했지만 완전히 망하진 않은 걸로?
참고로 이번 출사는 야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감도를 200으로 고정하고 촬영했다. 필름카메라와 같은 감도로 찍으면서 필름으로도 결과물을 남겨 놓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에겐 삼각대가 있으니까...!
오늘의 추천곡은 Everything Persists의 Lo-fi 연주곡 'And Then You See It'이다. '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에서 간달프가 피핀에게 하는 대사인 '죽음은 그저 또 하나의 길일 뿐'이라는 구절이 조용하게 들리는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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