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hilosopher's Haven

어느 20대 후반 남자의 이런저런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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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의 첫날.

abcdman95 2014. 8. 26. 10:36

저에게 항상 '처음'이라는 단어는 생소했습니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항상 저는 뭐든지 '처음' 할 때에는 서툴게 시작하지요. 그러나 저는 '처음' 무언가를 시작해서 헤매고 있을 때는 운조차 지지리도 안 따라주는, 그런 운명을 타고났습니다. 흔히들 '일이 꼬인다'라고 표현하지요.

미국 공항, 처음은 아닙니다. 예전에도 숱하게 와본 곳이 미국의 공항이지요. 시애틀-타코마 국제공항 (Sea-Tac이라는 별명이 있습니다),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 뉴욕 JFK 국제공항, 애틀랜타 국제공항, 마이애미 국제공항, 펜실베이니아 국제공항, 시카고 국제공항 등등. 써놓고 보니 정말 많이 가봤네요.

어쨌든 미국 공항에 와보는 것이 처음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미국에 '혼자' 와보는 건 처음입니다. 가족이랑 가거나 민사고 시절 비전트립 때 친구들과 간 적은 있어도, 정말 '이 거대한 땅덩어리에 내가 아는 사람이라고는 한 명도 없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영어에 대해 전혀 거리낌을 갖지 않는 저고, 미국에 유학 오는 것을 항상 꿈꿔 왔던 저였지만, 모든 표지판이 영어로 바뀌고, 주변 사람들이 파란 눈을 갖는 이 환경이 생소했지요.

누군가 제게 그게 두려웠냐고 묻는다면, 저는 당당하게 아니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두렵진 않았어요. 제 가족이 저에게 말했던 것처럼 의사소통이 되니까 두려울 게 없었지요. 모르는 게 있으면 물어보면 되니까 말입니다. 하지만 그 외로움이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짧은 시간이었고, 주변에 사람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라 오히려 전세계에서 모여든 사람들로 북적대는 공항이란 곳이었지만, 저는 외로웠습니다. 스트레스를 있는 대로 받은 상태고, 몸은 지쳤고, 일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고. 제가 쉽게 패닉하는 사람은 아닙니다만, 그때는 정말 패닉 상태였습니다. 짐을 못 찾은 상태에, 버스는 놓친 상태에, 여권은 어디있는지 모르는 상태에... 살면서 몇 안되는 '눈앞이 캄캄한' 상황이었습니다.


오후 5시 19분, 저는 비행기가 도착한 시간인 2시 55분으로부터 약 2시간 26분이 흘러 입국 수속을 마쳤습니다. 그리고 그 후 짐을 찾기 시작했지요. 그런데 짐이 하나가 보이지 않더군요. 찾아도 찾아도 보이지 않자 저는 모든 걸 포기하고 일단 밖으로 나갔습니다. 돌아오지 못할 길을 떠난 것이지요. 수하물 찾는 곳에서 간략화된 입국수속을 한 번 더 하기 때문에 다시 돌아올 수는 없었습니다.

그렇게 나갔지요. 거의 한 시간 정도 그 가방을 찾다가 포기하고 2차 입국수속을 통과해 항공사 환승객 수하물 검사 장소를 지나 6시 30분쯤 나갔습니다. 그런데 그 잃어버린 짐을 찾으려면 다시 환승객 수하물을 검사하는 곳으로 돌아가야 한다더군요. 아뿔싸, 그래서 그곳 보안관에게 여권과 비행기표를 보여주고 다시 들어갔지요. 그리고는 줄을 서 있던 사람들 중 아무나 골라 같이 줄을 서도 되겠냐고 묻고 (그 긴 줄을 기다릴 엄두는 나지 않더군요) 허락을 받은 후 같이 기다렸습니다.

30분쯤 기다렸을까, 저는 점점 초조해졌습니다. 줄은 천천히 줄어들지, 허둥지둥 움직이느라 찾은 가방은 아무도 돌볼 곳이 없는 바깥에 내팽개쳐 두고 왔지. 제 지갑과 노트북, 휴대폰이 모조리 사라질 수 있다는 생각에 또 한번 불안해졌습니다.

결국 유나이티드 항공 직원의 허락을 받아 물건을 가져온 후 제 짐이 어디로 갔냐고 물어보니...

그 안에 그대로 있다더군요. 아니 그러면 제가 못 찾았겠습니까. 그 독특하게 생긴 가방을. 그래서 직원들이 다른 주인 없는 가방들과 함께 들고 나올 때까지 약 두어 시간 가량 기다려야 된다길래 마냥 기다렸습니다. 다 닳아 버린 휴대폰 배터리도 충전하며 음악도 들으며 기다렸습니다. 그 망할 장소에는 화장실이 없더군요. 두 시간을 참아야 했습니다. 정말 볼 것도 없고 할 것도 없이, 꿔다 놓은 보릿자루마냥 쪼그리고 앉아서 기다렸습니다.

허, 어이가 없더군요. 두 시간을 기다린 저에게 직원이 그러는 겁니다. 안에서 직원들이 모르고 1번 터미널로 옮겼다고. 저는 5번 터미널에 있는데 말입니다. 불행 중 다행이며, 다행 중 불행이었습니다. 어쨌든 사라진 건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에 안도를 했고, 찾아 놓은 짐을 끌고 어떻게 거기까지 가야 하지, 라는 생각에 벌써부터 다리에 힘이 빠졌습니다.

그래서, 20킬로그램짜리 이민가방과, 귀중품이 든 배낭과, 각종 물건들이 든 캐리어가방을 들고 1번 터미널로 향했습니다.

1번 터미널로 황급히 가보니... 있더군요. 성하진 않았지만, 있었습니다. 완전히 퍼진 상태로. 초등학교 수학 시간에 직육면체의 전개도를 그리라고 할 때 제 가방을 참고하면 될 것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가방이 '전개'되어 있었습니다. 내용물은 삐져나와 있었고요. 다행히도 유나이티드항공이 가방과 그 내용물을 모두 담아 화물용 비닐봉지에 넣었기에 잃어버린 것은 없었습니다.

아, 하나 있었네요. 미국에서 제 신분을 증명해주는 가장 중요한 문서이자 제 1순위 귀중품, 여권. 머리가 띵했습니다. 하하, 여권을 잃어버리다니. 미국에 와서 이렇게 개고생을 했는데 여권이 사라지다니.

다행히도 유나이티드 항공의 직원이 와서 5번 터미널에 있는 직원들이 여권을 찾았다며 1번 터미널로 갖다 주겠다고 하더군요. 어차피 제가 5번 터미널로 갈 수도 없고, 설사 갈 수 있다 하더라도 갈 힘이 없었기에 두 시간을 기다리고 여권을 받겠다고 했습니다. 그러고는 지친 몸과 마음에 생명수나 다름없는 물을 채워 주고 앉았습니다.


그 때부터 마음이 가라앉더군요. 정말 난잡한 하루였습니다. 제 모든 짐을 끌고 짐꾼마냥 공항을 누볐던 하루였습니다. 지친 다리를 끌고 의자에 앉아 휴대폰을 켰습니다. 와이파이가 잡히지 않더군요. 세계 최고의 선진국이라는 미국의 가장 크고 유명한 공항 중 하나인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에는 무료 와이파이가 제공되지 않습니다. Boingo라는 핫스팟이 있기는 하지만 돈을 내지 않으면 시한부 연결일 뿐이지요.

정말 외로웠습니다. 말할 사람도, 아는 사람도, 심지어는 같은 나라의 사람도 없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 중 혼자였습니다. 터진 가방은 대충 테이프로 싸매서 이게 언제 또 터질지 모르고, 다리는 지쳤고, 연락은 되지 않고... 고립이 이런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제 어머니도 그때 제가 연락이 되지 않자 시카고 국제공항에 직접 어떻게 전화를 해서 안되는 영어로 자기 아들 찾아 달라고 울고불고 하셨다더군요. 제가 분명히 걱정 말라고 했었는데...

시간은 오후 11시 30분. 사람들의 발길이 점점 뜸해지고, 공항은 조용해졌습니다. 그 때 잠깐, 아주 잠깐 가족과 연락이 되었었지요. 시한부 와이파이 연결로 말입니다. 스타벅스에서 무려 6달러 8센트라는 가격에 딱딱하고 차가운 베이글 하나, 크림치즈 약간, 그리고 밍밍한 아이스티 한 잔을 먹어치웠습니다.

다음 날 오전 12시 15분. 유나이티드 항공 직원이 저에게 여권을 전달해 줬고, 저는 마침내 마음의 평온을 되찾았습니다.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 제 1번 터미널의 구석에 앉아 있다가 문득, 지금을 사진으로 남겨 놓아야겠다, 하는 생각이 들어 찍었습니다. 전세계의 인구가 오가는 관문 중 하나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한산하지요. 늦은 밤이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공항 의자에는 사람들이 앉아 있는 것이 아니라 다음 비행편을 기다리거나 공항에서 나가는 교통편을 찾지 못한 사람들이 잠을 자고 있습니다. 저는 비행기에서 잠을 있는 대로 잔 터라 밤이 밤 같지 않았지만요. 물론 고생해서 찾은 짐이 걱정되기도 하고, 하루 만에 겪은 일들이 소위 너무나도 '아스트랄'했던지라 도저히 잠을 잘 수가 없었던 것도 있었습니다. 아, 그리고 다음날 아침 첫차를 타고 학교로 가야 하기에 혹시 잠들면 차를 놓칠까봐 걱정되었던 이유도 있었습니다.



가방은 이렇게 찢어진 상태로 있었습니다. 다행히도 유나이티드 항공 직원이 테이프를 빌려 줘서 덕지덕지 묶어 놓았지요. 유나이티드 항공이 수하물을 험하게 다룬다는 사실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저도 그 희생양이 될 줄은 몰랐네요. 게다가 이 가방 위에 왼쪽에 보이는 빨간 캐리어를 올려 놓고 다녀야 했으니...



1번 터미널 바깥, 승차장의 모습입니다. 이따금씩 지나가는 공항버스 외에는 아무것도 지나다니지 않았습니다. 사진을 급하게 찍느라 좀 흐릿하게 나왔네요.


어쨌든...

그리해서 오전 12시부터 오전 4시까지 휴식을 취했습니다. 4시부터는 공항버스를 찾기 위해 돌아다녔지요. 얼마나 고역이었던지... 20킬로그램짜리 이민가방, 또 20킬로그램짜리 터져 버린 캐리어, 10킬로그램짜리 빨간 캐리어, 그리고 귀중품이 든 배낭. 이 모든 걸 들고 5번 터미널에서 1번 터미널로, 그리고 다시 3번 터미널로 향했습니다. 그냥 주저앉고 싶었습니다. 정말 있는 대로 지친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전 혼자였지요. 제가 에라 모르겠다, 하고 주저앉아 버린다고 누가 도와줄 것도 아니었습니다. 제가 버스 시간표를 모른다고 누가 알려줄 것도 아니었습니다. 제가 버스 정류장을 못 찾는다고 누가 데려다 줄 것도 아니었습니다. 혼자라는 그 사실이 절 움직이게 했습니다. 심하게 욱신거리는 다리를 질질 끌고, 땀을 비 오듯 흘리며 3번 터미널의 공항철도 정류장에서 넓은 주차장을 가로질러 버스정류장으로 향했지요.


버스 정류장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시간은 대략 새벽 5시경으로 기억하는데요, 저렇게 생긴 버스들이 주로 다니더군요. 오른쪽에 있는 건물은 힐튼 호텔이고, 왼쪽이 버스 정류장입니다. 계속 이렇게 돌아다니고 저렇게 돌아다니다가 버스 시간표를 보고, 계속 길 잃은 고양이마냥 돌아다녔지요.


다행히도 6시 42분, Peoria Charter Coach를 단돈 30불에 모든 짐과 함께 탔습니다. 와이파이, 그 애증의 와이파이가 버스에서 되길래 친구들에게도 연락하고 가족과도 연락했지요. 그러고는 뻗었습니다. 눈을 감자마자 잠이 오더군요.


약 세 시간 후, 버스에서 내린 저는 다시 군장 행진을 시작했습니다. 약 80kg의 짐을 끌고 약 1.7km을 걸어 도착했습니다. 얕볼 만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80kg의 짐이 그냥 튼튼한 가방에 잘 굴러가는 바퀴였으면 편하게 도착했을 것을, 이민가방은 똑바로 굴러가지를 못하지, 가방 두 개를 쌓아 올린 '더블 캐리어'는 너무 무거워 손잡이가 손을 파고들지, 등에 메고 있는 배낭 때문에 바람이 불어도 시원하지가 않지, 입이 바싹바싹 말라 왔습니다. 심하게 목이 마를 때 나타나는 증상 있지요. 입 안이 끈적끈적하게 말라붙은 느낌. 근 14시간 동안 씻지도 못한 탓에 몸은 있는대로 찝찝하고, 갈 길은 멀고, 태양은 한번 죽어 보라는 듯 강하게 내리쬐고, 미치는 줄 알았습니다. 그래도 약 한 시간 동안 걸었는지 기었는지 모를 기행 끝에 기숙사에 도착했습니다.



네. 이 이야기가 제가 미국이라는 나라에 와서 보낸 첫날입니다. 글이 묘사하는 일들만큼이나 글이 난잡하군요. 어쨌든, 앞으로 할 고생을 미리 맛보기라도 하듯 정말 있는 고생 없는 고생 다 하고 이제는 정착했습니다. 물론 첫날 외에도 정말 바쁘게 보내긴 했지만요. 다행히도 길을 잘 찾는 데다가 사전 조사도 미리 해 놓은 덕에 사흘 만에 모든 생활이 정리되었습니다. 남은 일이라고는 빨래를 위해 세제를 사는 것. 룸메이트에게 계속 세제 좀 빌려달라고 손 내밀 수는 없잖습니까. 그리고 커피포트를 사는 것. 이따금씩 햇반과 고추참치 간식을 먹기 위해서이지요. 물론 피곤한 몸과 마음을 달래기 위해 따뜻한 커피 한 잔을 타기 위해서도 있습니다.


지금은 해가 졌습니다. 시간은 이제 오후 8시 30분을 향해 가고 있네요. 바깥에는 천둥이 울리고 번개가 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보던 단순한 '반짝'이 아니라, 땅에 꽂히는 빛의 막대가 선명히 보이는 '번개'입니다. 기숙사 앞 길에는 시내버스가 멈춰 있습니다.

평화로운 밤입니다. 마음도 오랜만에 평화롭습니다. 지난 닷새 간 겪은 모든 고생을 모두 털어놓아서 그런 걸까요. 물론 내일도 바쁘게 움직여야 합니다. 그렇지만 할 수 있다는 걸 알잖아요.

할 수 있습니다. 포기하지 않는다면, 몸이 말을 듣지 않아도 마음이 말을 듣는다면, 이 세상에 못할 건 없더군요. 저처럼 세상이 있는 고생 없는 고생을 다 시켜도, 심지어는 저보다 더욱 '아스트랄'하게 미국에서의 첫날을 보내더라도, 못할 건 없습니다.

이제 남은 건 단 하나. 저만의 목표, 저만의 꿈을 향해 나아가는 것입니다.


Never confuse a single defeat with a final defeat. - F. Scott Fitzgerald, author of The Great Gatsby.


오늘의 추천곡은 강산에의 명곡, "넌 할 수 있어"입니다.



I never got used to doing things for the first time. It's probably the same for everybody, but I always start clumsy whenever I do something new. But it seems that my fate is such that I am seriously unlucky with everything when stumbling my way through a new environment. In colloquial term, it's called 'shit goes crazy.'


American airports. It's not the first time I've ever been one of them. Rather, I've been to numerous different American airports. I've been to the Seattle-Tacoma International Airport, the San Francisco International Airport, the New York JFK International Airport, Atlanta International Airport, Miami International Airport, Pennsylvania International Airport, Chicago O'Hare International Airport, etc. Now that I've listed them, I've been to quite a few.


Anyway, I've been to American airports before. But being completely 'alone' in America, that's new. I'd been to American airports with my family, or with my friends back when I was in KMLA; but it was the first ever time that I could think to myself, 'Wow, I'm completely alone in this big-ass country.' I'd always been comfortable with English, and I'd been dying to come to the US to study, but it was quite a new experience seeing all the signs in English and stuff.


If anybody asks if I was afraid back then, I can confidently say that I wasn't. I wasn't afraid. Like my parents told me, I had nothing to be afraid of because I had my English skills by my side. Because if I didn't know something, at least I could ask questions. But the loneliness, that loneliness just killed me. It was a short period of time that I spent in O'Hare, and people from all over the world were around me, but I was still really lonely. Stressed out both mentally and physically, things weren't going the way I'd planned. I don't panic easily, but I was missing one of my luggage bags, I'd missed my bus, I'd lost my passport... it was one of those moments when I was half panicked.


5:19 PM, I passed customs 2 hours and 24 minutes after I landed at 2:55 PM. The next step was finding my checked baggage. But I couldn't find one of the bags. I looked for it for nearly an hour, but I just couldn't find it. I gave up, and left the Baggage Claim area, taking the road of no return. Blame security, apparently they don't let you back in after you leave that area.

So I left the Baggage Claim area, passing the Transfer section and entering Terminal 5 at approximately 6:30 PM. But then I was told that in order to find the lost bag, I had to go back to the Baggage Claim area. Ouch. I presented my passport and plane ticket to the security guard and went back in, leaving all my baggage (including my wallet with a few thousand dollars of my tuition) outside all by itself. I asked a random group standing in line for the transfer section to let me join them in the line, since I needed to talk to an employee.

Half an hour later, I started getting worried. The line was moving slowly, excruciatingly slowly, I'd left all my baggage outside with nobody to watch over it, and I was afraid I'd lose my wallet, laptop and phone. Getting my guts together, I asked a United employee and asked for permission to get my baggage back in, then asked about the lost bag.

Apparently it was still inside the Baggage Claim area. Yeah of course, if it were really in there I'd have found it. It was an interestingly designed bag, with retro looks. I was told that I needed to wait until the workers inside carried all the lost-and-found bags out, so I did. I charged my phone, listened to music. There was no bathroom. I had to hold it together for the two damn hours I waited. Nothing to watch, nothing to do. I just sat on the hallway like a sack of potatoes.


And then that feeling when the employee comes up to me and tells me that the workers moved the bag to Terminal 1. I was in Terminal 5. It was both a pain in the ass and a big, big relief. I was relieved that at least the bag wasn't completely gone, and at the same time I was enervated that I had to carry my heavy bags all the way to Terminal 1.

Anyway, so there I made my way over to Terminal 1 carrying a 20kg suitcase, a bag with all my valuables, and a second suitcase with various miscellaneous things. I rushed my way to Terminal 1, and


[ TBC - I blame someone <3 ]